▲ 김 고 현 목사

"관심의 힘은 사랑의 힘이다"
세한대학교 이승훈 총장의 말이다. 우리가 상대방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관심이 있는 여학생에게는 짓 굳게 장난을 치면서 관심을 보였다. 그것은 먼 훗날 생각하니 그 여학생이 좋아서 장난을 친 것이었다.
어느 노인복지센터에 자원봉사 하러 온 대학생이 있었다. 특별히 봉사 활동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학생 시설 봉사 활동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한마디로 졸업하기 위한 봉사활동이었으며, 취직을 위한 봉사활동이었다. 한 달에 2번 정도는 시간을 내어서 노인복지센터를 찾았다. 그런데 이 대학생을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가 한 분이 계셨다. 이유는 그 대학생이 할머니의 하나뿐인 아드님과 꼭 닮았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할머니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고, 마지막으로 만난 지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 할머니께서 예전에 대학생에게 다가와 말이라도 건네면 붙임성이 부족했던 그 대학생은 바쁘다는 핑계로 할머니를 애써 외면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가 노인복지센터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2달이 넘도록 할머니를 뵐 수가 없었다.
대학생은 이상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걱정과 함께 봉사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겨울날 봉사를 마치고 노인복지센터를 나서려는데 그 할머니가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몸이 안 좋아지셨는지 못 보던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조심스럽게 걸어오고 계셨다. 반가웠다. 학생은 할머니께 뛰어가 부축하며 말했다.

"할머니, 몸이 아프면 집에 계시지 왜 나오셨어요?"

할머니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이 대학생에 대해서 관심이 더 많았다. 그리고 사랑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왔지 뭐"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뭉클한 감정에 눈물이 났다. 몸은 봉사한다고 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하지 못하고 관심이 없던 것이 부끄러웠다. 혹, 우리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불씨가 작게라도 남아있다면, 이러한 정겨운 감정과 관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쌓인 따뜻한 관심은 우리를 더 따뜻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는 성서의 선한 사마리아 여인의 비유를 통해서 큰 교훈을 얻는다. 성경은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구원한 것처럼 보이지만, 강도만난 사람을 통해 우리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 우리가 힘없는 사람을 돌보고,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구원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닌가.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이 대학생보다도, 더 부끄러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지금도 낮은 자리에서 봉사하며 헌신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저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저들이 항상 건강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어야 한다.

한장총 총무/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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