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80년대 중반에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33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야 딸을 출가시키려고 급히 준비하고 있다. 딸을 둘씩이나 출가시킨 친구 목사에게 딸을 출가시키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리 적게 들어도 5-6천만 원 정도는 들어간다고 했다.

교회를 개척하고 30년을 목회하면서 돈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아온 필자에게는 너무나 큰 비용이어서 우리 형편에 맞는 결혼식을 하기로 작정을 했다. 양가의 부모들이 만나는 상견례 때 상식선에서 치러지는 인사 돈 주고받는 것도 없애고, 양가에서 각각 오백만원씩 아들과 딸에게 주어 천만 원으로 결혼식 준비를 하게 했다. 결혼 전에 찍는 기념촬영도 생략하고 결혼식 때 불러서 사진 찍고 녹화하는 것도 폐백도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 그야말로 초간편 결혼식을 하려고 하니까 교회에서 하객들 식사준비는 해준다고 해서 당회원과 성도님들께 고마울 따름이다. 목회자 입장에서 볼 때 믿는 가정에 있어서 자녀들의 결혼식을 어떻게 하면 하나님도 기뻐하시고 부모들도 힘들지 않는 결혼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먼저 결혼식장을 가능하면 교회로 선택하는 것이다. 물질이 넉넉하고 충분히 준비된 가정이면 몰라도 대부분의 목회자나 성도들의 가정은 넉넉하지가 않다.

일반 예식장을 선택 하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하고 식사비만 해도 일인당 사오만원씩 주어야 하고 신부화장, 드레스비용까지 합치면 수천만 원의 돈이 들어간다. 마음을 낮추고 교회에서 하고 식사까지 준비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결혼주례는 꼭 목사님에게 맡기는 것이다. 요즘 시대의 젊은이들은 주례자가 없이 결혼식을 하고 자기들끼리 농담 같은 분위기로 결혼식을 치른다. 특히 교회 중직자들의 자녀들조차도 이런 결혼식을 하는데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들이다.

저들을 짝 지워주신 하나님은 얼마나 섭섭하실까, 저들을 말씀으로 양육한 목회자는 얼마나 섭섭할까 또 목사님을 모시지 못하고 결혼식을 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면 심히 마음이 아프다.

끝으로 결혼식 때 절약한 비용으로 신혼집을 마련하는데 보태면 좋고, 아니면 결혼기념으로 선교지에 교회를 한 개 정도 세우면 정말 복된 결혼식이 되고 멋진 가정의 출발이 될 것이다. 필자의 딸은 수년 동안 준비한 돈으로 선교지에 교회를 하나짓고, 우리교회 헌당헌금을 하고, 병상에 있는 선교사님 부부의 치료비로 다 드리고, 한 푼도 없이 결혼을 하기에 천만원안에서 결혼식을 치르게 되는데 그저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 

동아교회 담임
천일작정기도운동본부 대표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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