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용화 목사.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아기 예수가 죄 많은 우리들을 구원하기 위해 생명의 빛으로 오신 성탄절이다. 대한민국 곳곳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흘러넘치고, 나아가 전 세계에도 기아와 질병, 테러와 전쟁, 반인륜적 범죄, 경제적 불평등이 사라지길 기원한다. 무엇보다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 가운데,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계절이 되길 소망한다.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미투 운동,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사건들이 많은 한 해였다. 때로는 즐겁고 행복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이 들썩였고, 때로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대한민국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일로 들썩이기도 했다. 그래도 남과 북의 정상이 판문점을 사이에 두고 함께 거닐었던 모습은 평화통일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희망의 불꽃을 피웠다.

바라기는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한다. 이 땅에 어둠과 혼란을 걷어내고, 은혜와 축복이 흘러넘치는 세상을 위해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남과 북의 전역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기대한다. 이념의 낡은 굴레에서 벗어나 한민족이 더 이상 총칼로 서로를 위협하지 않고,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기를 기도한다. 주님의 은총과 축복으로 끊어진 남과 북의 철도가 이어져 대륙을 관통해 저 멀리 러시아까지 힘차게 내달리는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길 염원한다.

바라건대 빈부의 갈등, 동서갈등, 남녀갈등, 세대갈등, 가족갈등 등 한국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분열과 갈등이 성탄절을 기점으로 모두 사라지고, 화해와 일치, 하나 됨의 역사가 이뤄지길 소망한다. 서로 헐뜯고 다투는 일을 당장 그만두고, 서로 보듬어주고 감싸주는 참사랑이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변화되길 기도한다.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우리’가 선행이 되는 아름다운 사회가 건설되고, 불의가 아닌 정의가 흘러넘치는 바른 세상이 되길 원한다.

더불어 이 땅에 더 이상 부자들의 갑질이 횡횡하지 않고, 권력자들에 의한 폭거가 타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거짓이 진실을 누르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언제나 진실이 승리하는 공정하고 정직한 사회가 되길 꿈꾼다. 비정규직들만 죽어나가는 세상이 아닌,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 채 꽃피워보지도 못한 우리들의 아들인 ‘김군’이 더 이상 나오지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보다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바로서고, 주의 종이 온전히 세워지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채찍질한다. 안일하고 나태하여 명예욕과 금권에 빠져서 성직자로서 부끄러운 일을 감행하여 불신 사회로부터 조소와 비난을 받는 지도자들이 회개하고 각성하길 기도한다. 물질을 탐닉해 본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는 작금의 죄에서 벗어나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어 세상을 향해 올곧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참교회가 되길 원한다.

성탄절, 가장 뜻 깊은 이 순간, 1907년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일어났던 회개의 운동이 한국교회에 불꽃처럼 다시 일어나, 이 땅을 덮고 있는 어두운 먹구름이 사라지고 광명의 새 아침이 밝아오길 희망해 본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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