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신문
해설
2018년 한국교회 ‘세습’과 ‘그루밍’으로 얼룩져사회는 개혁의 바람 부는데, 교회만 제자리걸음
유종환 기자  |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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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9  17: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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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올해 키워드는 ‘저항’, ‘미투’, ‘남북정상회담’, ‘혐오’, ‘평창동계올림픽’ 등 사회, 정치, 예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말 그대로 사회부조리에 저항하고, 갑질의 문화를 철폐하자는 을들의 외침도 많았다. 여기에 분단의 상처를 싸매지 못한 남과 북의 정상회담의 만남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울렸고,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공개한 뜻 깊은 것이었다. 이렇게 2018년 대한민국은 크게 요동치고 변화되거나, 여전히 변화를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교회다. 2018년 한국교회는 ‘그루밍’, ‘세습’, ‘이단사이비’, ‘미투’, ‘분열’, ‘갈등’ 등의 단어들이 난무한 한 해였다.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했지만, 그 바람은 나뭇잎도 흔들리지 못할 수준이었다.

세습의 굴레, 한국교회 욕보여

북한의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에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한국교회가 오히려 세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각 교단에서 자구책으로 세습방지법까지 만들고, 어떻게든 개혁과 갱신의 모습을 보이려 했으나 그 유혹은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부자세습을 막자 교차세습, 징검다리세습 등 다양한(?) 세습을 통해 대물림은 계속됐다. 물론 일부를 제외하고는 세습을 대놓고 찬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세습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외치는 목소리 또한 높지 않았다. 그저 몇몇만 돌아오지 않을 메아리를 외칠 뿐이었다.

2018년 세습으로 가장 뜨거웠던 교회는 바로 ‘명성교회’다.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라는 타이틀 자체가 결코 가볍지 않고, 여기에 JTBC 등 내로라하는 일반 대중언론까지 가세해서 명성교회의 문제 등을 다루는 등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교계를 넘어 대사회적 문제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워낙 큰 건이라서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동남노회조차 쉽게 처리하지 못했다. 2013년 9월 제98회 통합 총회에서 담임목사직 대물림 방지법 통과됐기에 쉽게 처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착오였다. 명성교회는 몇 년 후 ‘은퇴하는 목사의 자녀’가 아니라, ‘은퇴한 목사의 자녀’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며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세우겠다고 나섰다. 그 과정에서 서울동남노회마저 분열의 과정을 겪어야 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모두의 이목은 통합 제103회 총회로 쏠렸다. 과연 통합교단의 상징과도 같은 명성교회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그동안 장자교단으로써 대사회적으로 올곧은 목소리를 냈다고 자부했던(?) 교단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촉각이 모아졌다. 다행스럽게(?) 지난 9월에 열린 통합 103회 총회는 현행 헌법만으로도 교회 세습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명성교회 세습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총회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하고,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재심하기로 했다. 총회로서는 교계는 물론, 대사회적으로 관심이 모인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문제는 103회 총회에서 결의를 내린 건이 여전히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명성교회는 아직까진 총회의 결의는 따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덧붙여 103회 총회 결의를 두고서 ‘불법성이 강한 총회’, ‘뼈대가 무너져 내린 총회’, ‘교회의 판단을 사회법이 정하는 부당함’ 등을 주장하는 측도 있어, 명성교회 세습문제는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총회의 결의가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압박해야할 총회 임원회마저 우유부단한 행동으로 나서고 있어 재심까지는 멀고도 험난한 여정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교계는 물론, 대사회적으로도 통합 103회 총회 결의를 환영하고 박수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재심재판의 과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은 제대로 된 박수 값이 아니다.

사랑을 빙자한 그루밍

2018년 한국교회의 치부를 드러낸 또 하나의 키워드는 ‘그루밍’이다. 인천S교회 김모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시작해 지난 10년간 미성년자인 중고등부와 청년부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 아직 꽃도 채 피어보지 못한 여성도들은 ‘사랑’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그루밍(Grooming) 성범죄’ 피해자들이 가해자인 김모 목사와 아들의 성범죄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부친 담임목사에 대한 사임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한국교회가 발칵 뒤집혔다.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푹 눌러쓴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 각종 언론매체에 연이어 보도가 됨에 따라 한국교회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는 극에 달했다. 가뜩이나 한국교회를 향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가운데, 치명타였다.

이뿐 아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모 연회 감독으로 선출된 전모 목사의 경우도 성폭력과 금권선거 의혹으로 사퇴를 촉구하는 교단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감 산하 기관 및 단체, 신학생들로 구성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가 공식 발족되어 전 목사 제명과 감독당선 무효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M교회 이모 목사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에 따른 15년 징역 선고도 한국교회의 이미지 실추에 크게 기여했다. 비록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정죄한 교회이기는 하지만, 대사회적인 시선은 ‘교회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사회적으로는 이단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교회라는 정의와 공의가 흘러넘쳐야 할 곳이 오히려 성폭행의 온실이 되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밖에도 한국교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성 관련 문제들이 불거져 모두를 실망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각 교단에서는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가을 총회에서 목회자 성윤리 관련 각종 안건들이 상정됐다. 그만큼 한국교회 전체에 흐른 기류는 더 이상 한국교회가 성문제의 온실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모두의 바람과 달리, 성문제가 발생한 이후의 각 교단과 교회의 대처는 원활하지 않았다. 여전히 쉬쉬하기에 바빴고, 드러내놓고 2차, 3차 피해를 막으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사회적인 ‘미투’운동이 붐처럼 일어 사회 전반에 성추행 근절의 분위기가 도래한 것과는 사뭇 달리, 한국교회에서는 그만한 파장을 가진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보수적인 한국교회 안에서 헌신만을 강요당했던 이들의 ‘한의 소리’를 듣기에는 한국교회의 그릇이 너무 작았다.

분열과 갈등 극복은 언제(?)

2018년 한국교회가 화합과 일치의 해가 될 것이라는데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교회총연합 등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이 수두룩했지만, 그래도 한교총과 한기연의 대통합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교총과 한기연의 통합은 정관 문제부터 시작해서 거의 기정사실화 됐었다. 몇 차례의 통합을 위한 모임에서 도출된 문서들은 양 기관의 통합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양 기관의 통합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 전체에게 희망고문만을 한 것이다. 솔직히 두 기관의 통합은 한기총까지의 통합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당초 한기연과 한기총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한교총이기에 내부 문제로 여력이 없는 한기총을 우선 배제하고 한기연과의 통합을 시도한 뒤, 한기총과의 통합의 수순을 밟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통합 할 것이다’라는 연기만을 모락모락 피워 왔기에 ‘이번에도 역시’라는 반신반의하는 입장이 많았다. 보다 터놓고 이야기 하자면 양 기관이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통합의 단초를 놓을 수 있느냐는 것에 의문부호가 많이 붙었다. 이러한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양 기관은 합의서만 남발한 채 통합은 무의에 그쳤다.

한국교회 95%가 모여 있다는 한교총의 주장대로라면, 나머지 5%에 불과한 교단들 때문에 통합이 안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말 한교총의 자부심대로 95%가 모여 진정한 통합을 바란다면 나머지 5%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 어떠한 정치적 입김이나 향후 권력 안배 등의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 대교단이 소형교단을 무시하는 행태는 탈피해야 한다. 진정 하나가 되려면 모두를 품고 가려는 대인배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한국교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큰형님’의 모습이다. 더불어 올해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내년에는 진심으로 한국교회가 하나의 틀 안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대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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