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창 규 목사

 •충북보은출생 •한신대학졸업 •한국작가회의자유실천위원회 회원 •1984년 <분단시대>동인지 작품활동 시작 •시집<푸른벌판>외 2권

기쁜 성탄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
눈이 내리려는지 어둡다
베들레헴의 기쁜소식 전하는데
아직 때가 이른지 그분이 오시지 않았다
환영 인파를 꾸려 모임을 만들고 했는데
판문점 이후 소식이 없다

가을이 지나간지도 오래되었다
휴전선에 긴장감 넘치던 시절도 마감하고 비무장지대 초소를 없애고
인민군과 국군이 손을 잡았다
평화가 왔다

24살 젊은이가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가 운명을 달리했다
어머니가 달려가 통곡을 한다
그래도 성탄절은 왔다

굴뚝 농성 노동자 높은 곳 십자가 별은 추위에 떨고
맘모스건물 웅장한 서초동 교회 화려한 예배당 안에 크리스마스 트리 찬송가 행복하다

전철 속 하모니카를 불며 구걸하던
노인은 죽었나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선물보따리
경제가 어렵다고 헛소리해대던
아저씨도 케익을 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명동성당 종소리 들리던 시절이 그립다
농성을 하며
전두환 살인마 구속을 외쳤지만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여전히 학살자가 서있다
광주는 여전히 찬바람 불고
5.18유공자들은 찬밥이다

국회의원들은 세비를 올려 기쁘고 즐거운 성탄이다.
선물꾸러미가 복도에 가득하다
가난한 자들의 방은 차갑고
전기세 보일러 기름 걱정이 태산이다

이번 성탄은 동남아 여행을 간다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태국
아니 좀더 멀리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

아이들을 미국 유학시켰다
구원자 제국주의 하나님은 미국에 계셨고
거기에 예수도 계셨다
기쁘다 구주가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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