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바울 목사.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일본의 만행을 용서할 수는 있어도, 참담한 일본식민지세력의 만행은 잊어서는 안된다.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여기저기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3.1만세운동이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그러나 일본의 만행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차제해 두고라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움직임은 여기저기에서 감지된다. 우리는 일본의 만행을 일본식민지 36년의 치욕에서 경험했다. 그래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한국개신교회는 더욱 그렇다. 일본 아베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망언,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등의 파렴치한 모습은 인간의 탈을 쓴 금수의 짓을 저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또 다른 침략을 위해 군국주의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는데 이의가 없다. 일본의 우경화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는데도,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일본의 만행에 대한 심각성을 모른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지도층 인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을 정당화 해 주는 인사들까지 나타나 한민족의 자존감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단체 소속의 지도자들은 ‘일본선교’, 또는 ‘세계선교대회’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형교회들로부터 구걸해 일본관광을 즐겨 빈축을 사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은 ‘한류’ 또는 ‘일본선교’, ‘일본구원’이라는 명분 아래 계속해서 자행되고 있다. 일제에 의해 짓밟힌 이 나라 이 민족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운동이 3.1운동이었다고 기억하는 민족이라면, 이 운동의 중심에서 죽임을 당한 이 땅의 여성들과 밭은 갈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기독농민, 식민지 민족을 아파했던 학생 등 순교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일본 식민지 아래서 한민족은 정치적 자유, 종교적 자유, 경제적 자유, 문화적 자유를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일본 식민세력의 꼭두각시의 노릇을 했으며, 한국개신교를 비롯한 천주교, 불교 등 모든 종교는 일본 종교에 동화됐다. 특히 개신교는 일본 국가주의에 굴복, 신사참배를 결의하는 등 하나님을 배신하는 배교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를 회개하겠다고 기도회를 갖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드는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 이해를 할지 모르겠다.

역사는 흐르고 있다. 3.1만세운동은 분명 식민지 민족의 해방운동이었다, 그런데 이 운동을 폭도들의 폭동으로 매도했던 선교사들의 행태에 대해서 우리는 몰각했다. 성서는 분명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운동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서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다. 3.1만세운동은 이 땅의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한민족의 해방운동이며, 민족운동이다. 나아가 샬롬운동이며, 비폭력운동이다.

문제는 일본이 3.1만세운동 100년, 해방 77년이 되었어도, 이에 대한 반성한번 없었다는데 있다. 오늘 한국교회가 3.1만세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굴절된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굴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이 나라의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예장 호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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