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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연 교수] ‘왕따’ 친구의 추억 속에서 생각나는 슬픔
장보연 교수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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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31  16: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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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보 연 교수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추억 때문에 내일이 행복하다. 오늘 좋은 글에 옛날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글 하나가 올라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만, 옛날에도 학생들 사이에는 자신들만 알아듣는 은어를 사용했다. 그 시절 '진따'는 즉 '왕따'라고 볼 수 있다. 왕따도 따돌림에 따라서 전따, 반따, 은따, 진따 등으로 불리게 된다. 전학와서 따돌림을 받는 경우를 '전따',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를 '반따',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를 '은따', 심하게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를 '진따' 라고 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왕따는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중학교 시절 별명이 진따인 친구가 있었다. 그는 하는 짓도 진따고 생긴 것도 진따인 왕따의 전형적 모델이었다. "야, 내 숙제 좀 해“/"어, 알았어"/"야, 볼펜 예쁜데. 내가 가진다"/"어, 그래" 했다. 어느 날 학교에 미화원인 진따 아빠가 다리를 절며, 찾아와 큰 봉투를 주었다. 친구들이 물었다.

"찐따, 거 뭐냐?"/"아빠가 너희 주라고 빵 가져왔어" 진따 아빠가 왕따인 아들을 잘 봐달라고 사왔는데 친구들은 조롱했다. "야, 그 빵 청소하다 주운 거 아냐?" 그날 아무도 먹지 않아서 진따는 말없이 그 빵을 그냥 가져갔다. 다음 날 진따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틀, 사흘, 그리고 일주일 후에도 나오지 않자 친구들이 웃었다. "야! 진따가 땡땡이도 치네"하며, 조롱했다. 얼마 후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조용히 말했다.

"얘들아, 진호가 많이 아픈데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가 병이 커졌단다. 선생님도 가봤는데 상태가 아주 안 좋은 것 같다. 너희도 한번 가 봐라“ 그날 10명의 친구들이 진따에게 갈 때 달동네를 오르며 너무 힘들어 서로에게 말했다. "진따 정말 슈퍼맨이었네. 도대체 매일 이 길을 어떻게 다녔어?" 드디어 화장실만한 진따 집이 나와 소리쳤다. "야, 진따. 아니, 이진호! 우리 왔다"/방이 너무 적어 다 들어가지 못해 두세 명씩 들어갔는데 처음 들어갔다 5분 후에 나온 친구들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야, 왜그래, 울었냐?", "아냐. 그런데 이제 진호 어떡하냐?" 무거운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갔는데 머리가 ET처럼 부은 진호가 보였다. "진호야!"/"어, 경수 왔구나"/"왜 이래?"/"약 먹으면 곧 나아질 거야"/"뭐야? 약을 먹어? 머리가 이렇게 퉁퉁 부어 눈도 못 뜨면서 병원도 안 가?"/"괜찮아!"/가슴이 메고 말문이 막혔다. 그동안 진따에게 누구 하나 따뜻한 시선을 보내지 않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야, 진따. 꼭 나아야 돼. 너 안 나오면 내 숙제는 누가 해주냐?" 그날 진따 집에서 나올 때 모두 조용했다. “야, 진따 괜찮겠지?" 모두 대답이 없었다. "야, 말 좀 해봐. 진따 괜찮겠지?" 역시 대답이 없었다.

그 후 진따는 방학 때까지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개학 후에도 여전히 진따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개학 일주일 후, 선생님이 말했다. "얘들아, 진호 별명이 진따였니? 진호가 하늘나라 갔다./가기 전에 너희들 얘기 많이 했다더라“ 그 말을 듣고 너무 진따에게 미안하고 서러워 욕이 나왔다. "병신! 쪼다! 진따 같은 짜식! 그래 우리 안 보니까 좋겠다." 그날 반 전체가 조용했고 흔한 지우개 던지기와 말뚝박기도 하지 않았다. 그날 친구들은 각자의 집에 돌아가 엄청 울었다. 불쌍한 친구를 못살게 군 비열한 친구였다는 생각에 울음을 참지 못했다. 40년 후, 친구들은 진따가 보고 싶어 짧은 메세지를 남겼다.

“진따야, 우리야. 기억나? 어제 동창회 했다. 네게 숙제를 시키던 명식이도 나왔고, 네 뒤에서 샤프로 콕콕 찌르던 정호도 나왔다. 명식이는 아들이 결혼해 손녀도 있는데, 지 할애비를 닮아서 시집은 다 간 것 같다. 정호는 PC방 사장 됐다. 너 얘기하며, 너 혹시 천국에서도 왕따 아니냐며 웃었다. 진따야! 너 춥니? 보고 싶다. 정말 미안해”

젊음도 흘러가는 세월 속으로 떠나가 버리고 추억 속에 잠자듯 소식 없는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2018년은 추억 속으로, 아니 역사 속으로 되돌려 보내고, 2019년은 지난 일을 기억하며, 아름다운 미래를 설계하자. 이것이 죽임 당한자들의 ‘한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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