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지닌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로 분쇄한 밀이나 쌀, 밀기울 등을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성경에서 ‘누룩’은 일반적으로 죄, 잘못된 교훈, 이단사설, 부패성 등을 말할 때 쓰였다.(출 12:15, 겔 45:21, 마 16:11, 막 8:15, 눅 12:1) 주께서는 누룩의 속성을 하나님의 말씀을 비유하여 좋게 말씀하시기도 하신다.(레 23:17, 눅 13:21, 고전 5:7)

누룩은 세 가지의 보편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적은 양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능력과 내면에서부터 소리 없이 변화되는 속성도 가졌다. 그리고 전체가 변화된 모습을 외부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속성도 있다.
이 세 가지 특성을 우리 신앙생활에 적용하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과 삶의 모습을 알게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인격을 변화시키신다. 마치 가루 서 말 속에 들어가 전부를 변화시키는 누룩과 같다. 하나님은 인간이 신령하게 변화될 것을 말씀하신다. 인간의 죄악 된 본성으로는 하나님을 기쁘게 하지 못하며, 하나님의 법에 굴복할 수도 없는 완악한 짐승의 본성을 가졌다. 마음이 근본적인 변화를 받지 못하면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도 없다(롬 12:2). 그래서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라고 했다(빌 2:5). 이것은 부패한 인간의 본성을 버리고 새 마음 즉 예수의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철학자 루소는 인간은 본래 선한 존재인데 악한 제도나 환경 때문에 악해진다고 했으나 현실을 통해보면 제도가 개선 될수록 인간에게는 더 잔악한 것들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제도나 환경이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수님은 조용히 우리의 마음에 오셔서 인격적으로 만나 주시고, 서서히 우리를 변화시키신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을 깊이 깨닫게 되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역사하기 시작하여 누룩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마음의 깊은 내면의 세계부터 변화를 일으키신다.

불의한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얻어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은 우리가 되었다.(고전 6:9~11). 어떤 죄인이라도 예수님을 만나면 그 마음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 과거에 하던 모든 죄를 멀리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이것은 누룩이 가루 속에 들어가 서서히 부풀게 하는 것처럼 서서히 변화되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는 것과 같다.

변화된 소수의 사람들이 교회에서 누룩의 구실을 할 수 있다. 먼저 변화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16세기의 종교개혁 이후 교회는 급속도로 부흥했으나 1세기를 넘기면서부터 부패하기 시작했다. 이 때 소수의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가정과 교회에 모여 성경을 배우고, 사랑의 교제를 나누면서 서서히 교회의 변화를 일으켰다. 그 변화된 교회들이 그 사회와 그 시대를 변화시켰다. 교회 안에 있는 누룩 같은 소수는 매우 중요하다.

교회는 세상으로 대변 되는 이 사회에서 누룩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오늘 한국에 교회가 많지만 아직도 신자는 소수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소수를 통해 교회의 역사를 이루어 오셨다.

로마의 핍박으로 교회가 사라지는 듯 했으나 하나님은 소수의 사람들을 통하여 오히려 흩어 뿌린 씨앗을 삼아 땅 끝까지 복음을 실어 나르게 일하셨다.

갈수록 악해져 가며 권태와 불만으로 가득한 이 사회에서 신자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복음의 누룩이고, 개혁의 누룩이다.

누룩으로서의 교회는 사회의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아름다운 성도의 모범을 통해 신자의 존재 이유를 충분히 알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말씀으로 무장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야 한다. 우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 앞에 보이도록 생명의 누룩들이 되어야 한다. 생명을 구원하는 복음의 누룩이 사명을 바르게 하면 나는 사라지고 주님만 들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변화를 받을 수 있도록 까지 변화되어야 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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