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대한민국 평균 결혼비용은 ‘2017년 신혼부부의 결혼비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무려 2억 6332만원에 달한다. 한 때 허례허식이라며 허리띠를 조르기도 했지만, 요즘 결혼식만 보면 누가 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는지 경쟁하는 듯 보인다. 더욱이 최근 결혼식에선 주례자도 따로 없이 양가 부모가 주례사를 대신하거나, 이마저도 생략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일반인이 아닌 크리스천들마저도 고급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주례자도 목사님이 아닌 유명인사(?)를 세우는 등 겉치레만 휘황찬란한 결혼 문화에 젖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동아교회 강창훈 목사가 겉치레만 요란한 결혼식 문화가 팽배해져 가는 현실을 지적하고, 올바른 기독교 결혼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목사는 주 안에서 가정을 꾸리는 크리스천 부부들조차 과도한 결혼식 비용을 지출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을 예약하고 기다리는 상황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면서 일반 부부들은 몰라도 크리스천 부부라면 출석하는 교회나, 혹은 주변 교회예배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강 목사는 교회가 세속적인 문화와 풍습을 답습하지 말고, 검소한 결혼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치중해 과다한 지출을 하지 말고, 간소하지만 기독교적 색채를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목사는 또 주례자도 없이 장난처럼 진행되는 요즘 결혼문화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고, 결혼 주례는 꼭 목사님에게 맡겨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에 강 목사는 “요즘 시대의 젊은이들은 주례자가 없이 결혼식을 하고, 자기들끼리 농담 같은 분위기로 가기도 하는데, 이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교회 중직자들의 자녀들조차도 이런 결혼문화에 빠져 있는데,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부의 연을 맺어주신 하나님께서 섭섭할 일이다. 인륜지대사 중 제일 큰 대사인데, 무슨 파티처럼 무게 없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신앙에 기초하지 않는 형식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통탄했다.

실제 강 목사는 본인의 딸을 출가시키면서 외형만 그럴싸한 결혼식이 아닌 형편에 맞는 결혼식을 하기로 작정했다. 아무리 적게 들어도 5-6천만원씩이나 드는 결혼식 비용의 거품을 대거 걷어내기로 다짐했다. 강 목사의 다짐은 결혼 당사자인 딸과 개척을 준비 중인 사위도 주저 없이 동의했다. 여자로서 그럴싸한 결혼식을 꿈꿨을 법도 한데 강 목사의 딸은 오히려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섰다.

우선 강 목사는 양가 부모들이 만나는 상견례 때 상식선에서 주고받는 인사비용도 없애고, 대신 양가에서 오백만원씩 주어 일천만원으로 딸과 사위가 결혼식을 준비하게 했다. 결혼 전에 찍는 기념촬영도 과감히 생략하고, 결혼식 때 부르는 출장 사진촬영과 폐백도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교회 성도들이 저마다 핸드폰이나 개인카메라로 찍어서 사진촬영의 빈 공간을 메웠다.

또한 일반 예식장을 선택하면 몇 달씩 기다리고 식사비만 해도 일인당 사오만원씩 나가는 문제도 해결했다. 식장은 교회 예배당으로 정했으며, 하객들 식사준비는 은혜롭게 교회 주방팀에서 자처하고 나섰다. 일반 식사비보다 훨씬 줄였음에도 1000명의 식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부와 신랑 결혼예복은 물론, 화장까지 50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요즘 결혼식에서 소위 ‘스드메’라고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을 완전히 절감해 전체 결혼식 비용을 대폭 줄인 것이다. 이렇게 들어간 비용은 고작 1000만원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초간편 결혼식에, 초저 비용의 결혼식을 올린 셈이다.

결혼식 비용을 절감했다고 결혼식 자체를 단순화하거나, 가볍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 예식장의 ‘빨리, 빨리’ 형식을 벗어나, 주례사, 성혼선언, 축복기도, 축가, 행진 등 차분하고 경건하게 오리지널 기독교 예식 형태로 진행했다. 멀리서부터 찾아온 하객들도 정돈된 기독교 예식의 형태에 연신 감탄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결혼비용이 1000만원밖에 들어가지 않아, 강 목사의 딸이 모은 1200만원은 좀 더 뜻 깊은 곳에 쓰일 수 있었다. 힘들게 모은 1200만원 중 500만원은 동아교회가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서티모르 지역에 교회를 짓는데 헌금했고, 500만원은 동아교회 헌당헌금에 냈다. 또 200만원은 남아프리가공화국에서 선교하고 있는 선교사 부부의 척추수술 비용에 보탰다. 과도한 결혼비용을 대폭 절감한 대신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사역에 헌금한 것이다.

또 이들 부부는 신혼여행 대신 성지순례를 선택했다. 이들 부부는 이제 작은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반적인 결혼식 비용을 지출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모든 비용을 절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 목사는 “결혼식 때 절약한 비용으로 신혼집을 마련하는데 보태거나, 아니면 결혼기념으로 선교지에 교회를 한 개 정도 세우면 정말 복된 결혼이 되고, 멋진 가정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물질이 넉넉하지 않은 목회자나 성도들의 가정이라며, 외부적으로 비춰지는 허례허식이 아닌 하나님도 기뻐하시고, 부모도 힘들지 않는 기독교 결혼식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목사는 “간혹 자신들이 살 집은 으리으리하게 구하면서, 정작 주님의 몸된 교회는 작게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면서, “모든 것을 다 헌신하면 가정도, 교회도 하나님이 축복하실 것”이라며, 올바른 기독교 결혼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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