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목사의 소속이 예장대신 서울동노회임을 알리는 공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제25대 대표회장 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를 앞두고 한기총 사무처 직원이 전광훈 목사를 찾아가 간접적으로 사퇴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기총 이 관계자는 “한기총에 접수된 서류를 확인시켜 주러 전광훈 목사를 찾아갔다”고 해명했다. 왜 선거의 중립에 있어야 할 한기총 사무처 직원이 선거를 앞두고 대표회장 후보를 찾아 갔는지에 대해 대의원들은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무처 직원은 △대신총회 제51회 총회에서 전 목사를 제명을 결의한 바가 있는지에 대해 묻는 문서와 △서울동노회의 통합교단 참여불가 입장에 따른 행정조치(한국교회신보 2015년 9월 26일자) 광고문에 대해, 전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화나, 팩스로 공문의 진위를 파악해도 될 것을, 구태여 전 목사를 직접 찾아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의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이 사무적 직원이 내민 문서에 따르면 예장대신총회는 ‘전광훈 목사를 제명을 결의한 바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목사 소속은 노회이기에 당시 노회인 서울동노회에 질의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에 서울동노회(노회장=강유식 목사, 서기=서정호 목사)는 지난 23일 한기총에 보낸 소속증명서에 전광훈 목사가 서울동노회 소속임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동노회는 ‘제명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해줬다.

전광훈 목사의 소속과 제명 사실을 묻는 문서가 선거를 불과 4일 앞두고 어떠한 경위로 한기총에 접수됐는지는 모르나, 한마디로 제25대 대표회장 선거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소위 비대위가 한기총 제30차 총회에서의 대표자 선출 중지 가처분을 서울중앙법원에 신청한 마당에 29일 대표회장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가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관위가 정한 시각까지 후보등록비와 발전기금이 사무처에 접수되지 않은 상태서 김한식 목사를 후보로 확정한 것에 대한 논란도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반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 선거에서 볼 수 없는 일이 보수적인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한기총에서 벌어진 것이다. 누가 보아도 잘못된 것은 물론, 이해하지를 못한다.

문제가 된 후보가 “선관위가 정한 시각에 현금으로 입금하지를 못하고 통장으로 대신했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분명 공명선거를 지도해야 할 위치에 있는 선관위 스스로 부정선거를 획책했다는 결론이다. 후보 최종확정에 변호사 4명이 참석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하는데, 일반인들은 상식 밖의 일로 받아드리고 있다.

만일 선관위 역시 변호사 입회하에 후보를 결정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계속해서 변명한다면, 한기총에 찾아온 마지막 개혁의 기회마저 스스로 저버리는 결과를 빚게 된다. 이것이 한국보수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라면, 이제 스스로 해체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분명한 것은 선관위가 정한 기한인 지난 18일 오후 5시 한기총 사무총장은 전광훈 목사와 김운복 목사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기자들에게 밝힌바 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2명의 후보가 급조돼 4명의 후보가 됐다. 이에 후보등록을 한 김운복 목사는 대표회장 후보를 자진 철회하고, 선관위는 김한식 목사와 전광훈 목사를 최종후보로 결정했다.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접수과정에서 후보등록 자체를 조작했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대표회장과 사무총장이 깊숙이 개입됐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한기총 제25대 선거 후, 법적소송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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