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영 목사
 동기는 순수한데 무지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섬김다는 것이 우상을 숭배하는 경우가 있고,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섬기기는 하지만 그 동기가 불순한 경우도 있다.

성령 사건 이후 각처에서 복음의 불길이 들불처럼 일어나자, 예루살렘의 기득권자들은 바짝 긴장하게 된다. 마침 스테판 집사의 활동이 두드러지자, 이를 시기하는 자들이 그를 불경한 말을 유포시킨다며 무고한다. 공회 앞에 불려나간 스테판은 대제사장으로부터 심문받게 되는데, 스테판은 그 자리에서 성령이 충만하여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언제나 성령을 거역하고, 당신네 조상들이 한 그대로 당신들도 하고 있다(행 7:51)”고 질책한다.

유대인들의 위선에 찬 성전주의와 율법주의를 정면으로 공격한 것이다. 저들은 스테판을 성전 밖으로 끌고 나가 귀를 막고, 소리 지르며 달려들어 돌로 치기 시작했다. 전에는 예언자들을 숱하게 죽인 자들이 이제는 성령의 사람을 돌로 쳐 죽인 것이다. 겉은 하나님을 섬겼으나, 속은 제 욕심 채우는 것이 목적인 자들의 행위가 그러하다.

예수께서는 이런 유대인들을 향해 “너희가 서로 영광을 취하고 유일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광은 구하지 아니하니 어찌 나를 믿을 수 있겠느냐(요 5:44)”고 질책하신 바 있다. 겉으로는 성전 수호를 외치며 모세 율법을 앞세웠으나, 속은 제 잇속을 채우는 데만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열심을 내더라도 내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선을 이루기 위함인지 스스로를 살펴야 한다. 몰라서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있으나, 불순한 동기로 믿음을 가장하는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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