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이번 시간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엔고 전망에 이어, 2019년 경제 전망 세 번째 시간으로 영국의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브렉시트(Brexit)란 영국을 뜻하는 Britain과 탈퇴를 뜻하는 exit의 합성어입니다.

2016년 6월 영국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국민투표를 진행한 그 누구도 EU 탈퇴를 원치 않았지만 놀랍게도 51.9%가 EU 탈퇴에 찬성했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후 데이비드 캐머런이 실각하고, 새로 총리가 된 테레사 메이는 2017년 3월 29일 탈퇴 신청서를 EU 의회에 제출하였습니다. 탈퇴 신청서 제출 2년 후인 올해 3월 29일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동 탈퇴, 즉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가 발생하게 됩니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게 되면 관세, 금융, 무역, 항공, 운송, 검역, 국경 통과 등 영국과 EU 사이에 행해지는 모든 경제적 사회적 상황마다 각각 따로 합의해야하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난 7일 뉴욕타임즈는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은 국내총생산의 9.3%를 잃고, 집값은 30%, 파운드화는 1.10달러(현재 1.32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영국과 아일랜드라는 국경을 맞댄 두 국가 사이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이 하드 보더(Hard Border : 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로 전환, 즉 미국과 멕시코 국경처럼 장벽이 설치될 수도 있습니다.

하드 보더가 설치되면 아일랜드는 큰 경제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따라서 EU는 영국에게 아일랜드만은 북아일랜드와 이전처럼 왕래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백도어가 형성돼 관세가 의미 없어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간에 세관과 검역소를 설치해야합니다. 영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청입니다.

다행히 지난 1월 30일 영국이 390억 파운드를 내고 일정기간 EU의 단일시장에 남기로 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합의하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습니다. 백스톱이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의 하드보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으로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영국 의회는 일단 백스톱 조항이 적용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없기 때문에 배상금만 내고 EU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는 속국이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U 역시 영국이 EU공동체의 책임은 지지 않고 무관세 등 열매만 얻으려 한다고 비난하며 더 이상의 양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는 29일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최근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가 백스톱 양보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2016년 전 세계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브렉시트가 결정됐던 것처럼 노딜 브렉시트 역시 한 순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영국에 대한 주식투자, 파운드화 투자 등은 잠시 보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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