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고 현 목사

"밭에 난 잡초는 뽑으면 그것으로 거름이 되듯이 사람의 고민도 그 잡초와 같은 존재이다. 뽑지 않고 내버려 두면 무성하여 곡식을 해롭게 하지만 서둘러 뽑아 버리면 곡식은 잘 자란다. 그리고 뽑은 잡초는 따로 거름이 될 수 있다. 논과 밭에 잡초가 자라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나 우리에게 뽑아버릴 힘은 있지 않은가?"

채담근에 실린 글이다. 채근담는 1644년경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 쓴 책으로, 간소한 삶 속에 진정한 인생이 있음을 힘주어 말한 잠언집이다. ‘채근담’이라는 제목은 ‘감자나 무우처럼 맛있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붙여졌다고 한다. 이 책은 처세 잠언집으로서 359개의 단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집 상권에 225개, 후집 하권에 134개로 짜여져 있다.

한 철학자가 오랫동안 가르쳐 온 제자들을 떠나보내며, 마지막 수업을 하기로 했다. 그는 제자들을 데리고 들판으로 나가 빙 둘러 앉았다. 철학자는 제자 한 사람 한사람에게 물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들판에 잡초가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잡초를 모두 없앨 수 있겠느냐?"

제자들은 학식은 뛰어 났지만 한 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다.

"삽으로 땅을 갈아엎으면 됩니다."//"불로 태워 버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뿌리째 뽑아 버리면 됩니다."

철학자는 제자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이것은 마지막 수업이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말 한대로 마음속의 잡초를 없애거라. 만약 잡초를 없애지 못했다면, 일년 뒤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자."

일년 뒤, 제자들은 무성하게 자란 마음 속 잡초 때문에 고민하다가 다시 그 곳으로 모였다. 그런데, 예전에 잡초로 가득했던 들판은 곡식이 가득한 밭으로 바뀌어 있었다. 스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런 글귀가 적힌 팻말 하나만 꽂혀 있었다.

"들판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뿐 이다. 바로, 그 자리에 곡식을 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서 자라는 잡초는 선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실천할 때 뽑아 낼 수 있다."

그렇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마음속에 혹시 잡초가 자라고 있지 않나 자신을 살펴보고, 아니면, 이미 무성하게 자라서 마음속에 잡초가 빼곡히 채우져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바로 지금, 따뜻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해보자. 따뜻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잡초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인정"과 "사랑"의 곡식이 풍성하게 열릴 것이다. 성서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뽑아 버리라고 했다. 우리는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잡초를 뽑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열매를 통해 생명을 이어가야 한다. 풍성한 열매는 혼자 맺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화해롤 맺을 수 있다.

한장총 총무•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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