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사순절은 초기 교회시대부터 부활절을 40일 앞두고 지켜오고 있다. 그 기간에는 특별히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금식하고 절제하면서 성찬식을 시행해 왔다. 이것이 사순절의 유래이다. 제도적으로는 325년 니케아 종교 회의에서 사순절이 기독교의 절기로 제정된 후, 오늘날 까지 교회력의 중요한 절기중 하나로 지켜오고 있다. 금년도에 사순절은 회개의 수요일인 지난 3월 6일부터 4월 14일까지이고, 이어서 4월 21일에 부활절을 맞게 된다.

이 기간에는 오직 경건한 생활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한다. 구제와 자선을 실천하고, 교인으로서의 아름다운 교제만을 시행한다. 그것은 예수님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기독교는 십자가의 종교이며, 모든 교인의 심령 속에 예수의 심장이 뜨겁게 고동치는 것도 십자가이고 크리스천의 자랑도 십자가이다. 순교자의 피를 뿌리게 하고 세계 각국에 복음이 전파된 것도 십자가의 고난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했다”(고전2:2),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갈6:14)고 했다.
십자가 신앙은 첫째로 십자가는 구원의 표징이며, 영생의 복음임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지은 죄로 인하여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흘리신 보혈이 나의 죄를 깨끗이 씻을 뿐 아니라, 죄와 허물로 죽었던 생명을 살리신 것을 믿는 신앙이다. 둘째로 십자가신앙은 십자가가 사랑의 복음임을 믿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은 하나님의 사랑의 확증이다(롬5:8). 사랑의 하나님은 인류가 죄 값으로 멸망하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 주신 것을 믿는 신앙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 때문이다. 셋째로 십자가 신앙은 십자가는 화목과 화해의 복음임을 믿는 것이다, 십자가는 수직으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하나님과의 화목이다. 타락한 인간이 하나님과 원수가 되었을 때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화목제물이 되심으로 인간이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목 되었다(롬5:10). 또한 십자가로 인해 수평으로는 이웃과의 만남이자 이웃과의 화목이 이뤄졌다(롬5:11).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죄라고 했다.

인간은 죄 때문에 하나님께 나아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은혜로 우리가 왕 같은 제사장 권위를 부여받아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심으로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은 신앙고백을 하는 우리를 자녀로 삼아주셨다(갈4:6,요1;12).

사순절을 맞아 자신들의 죄를 참회하고 주님 앞에 쓰임 받을 수 있기 위해 묵상하며 결단하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 아프리카 선교사인 리빙스턴이 열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친구인 스텐리가 찾아와 아프리카를 떠나라고 권고를 했다. 그때 리빙스턴은“아닐세, 나는 나의 일을 끝마쳐야 하네”라며 거절을 했다. 스텐리가 떠난 후에 리빙스턴은 일기장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의 주님, 나의 생명 나의 모든 것 되시는 예수여, 나는 다시 한 번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바치렵니다”
그렇다. 나의 것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를 입은 인간이 마땅히 취해야할 삶의 태도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신앙으로 철저하고 진지한 고백이 있는 회개를 통해 용서를 받고 새롭게 변화되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신앙과 부활의 신앙을 동시에 회복하는 길이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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