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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교단의 민폐,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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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8  1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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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총회가 초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 하나 풀지 못해 교단 위상이 이만저만 추락하고 있는 게 아니다. 교단 위상의 추락이야 교단이 알아서 할 바이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교단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마당에 한국교회에 또 다른 위기로 번지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통합은 지난 103회 총회에서 세습문제에 대해 단죄했다. 세습을 용인하는 듯 봐주기식 판결을 내린 재판국의 모든 판결에 대해 보고조차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총대들은 세습금지 결의에 위반하는 어떤 교회나 노회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대내외에 다시한번 천명했다. 여기까지는 역시 통합은 뭔가 다르다는 말이 나올만했다.

그러나 총회가 끝나자 모든 게 원점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다. 총대들의 추상같은 결의는 희미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잊혀져가고 있는 듯하다. 그 단초를 총회 임원회가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총회 폐회 후에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위임받은 총회 임원회는 그 어떤 것보다 우선적으로 총회 결의가 잘 지켜지도록 중심을 잡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 총회장과 임원들이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처신한다면 교단과 산하 교회는 바람 잘 날 없게 된다.

통합 임원회는 지난 3월 12일 문제의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했다. 서울동남노회가 과연 사고노회가 맞는가 하는 시시비비는 차치하고라도 총회가 끝난 지 6개월 만에, 그것도 자기들 임기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과연 임원회가 진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임원회가 이런 중대한 사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법을 따르자니 교회가 눈에 걸리고, 교회를 봐주자니 법이 신경 쓰이고 뭐 그런 복잡한 심경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해당 노회와 지 교회들이 만 2년이 넘도록 목사 임직을 비롯한 각종 행정이 완전 마비돼 아우성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임원회의 이런 느긋함은 한가함으로 비쳐진다. 더구나 임원회가 법적 판결과 상관없이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하고, 이를 총회 수습전권위에 떠넘기는 모양새도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노회나 교회에 분쟁이 생기면 대화로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 선을 넘어버리면 법에 해결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회 문제는 아무리 엄한 법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는 맹점이 있다. 법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중재 또는 화합을 이끌기 위한 총회 수습전권위가 이미 교단 법을 넘어 사회 법정까지 가버린 서울동남노회 문제에 개입한들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 말이다.

한국교회 전체를 욕받이로 만들어버린 목회 세습 문제는 단순한 개교회 문제가 아니다. 모든 돌팔매질이 명성교회를 겨냥하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어디 교단의 결의에 따르지 않는 게 그 교회뿐이겠는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매년 총회 때마다 되풀이 되며 관행화 돼 버린 돈 선거, 줄 세우기식 패거리 정치로는 ‘골목대장’ 수준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방식으로 교권을 거머쥔 자들에게 교단의 권위와 리더십을 통째로 위임한다는 자체가 적폐다.

한국교회를 망친 주역은 홀대받아 온 군소교단들이 아니다. 오히려 크고 대단한 힘을 함부로 쓰는 대교단들이다. 연합사업에서도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돈줄부터 끊고, 아예 판을 깨고 자기들 중심의 새로운 단체를 뚝딱 만들어내니 대단하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군소교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가문의 수치쯤으로 여기는 그들의 본태성 우월감은 바리새적 특권의식과 닮았으나 밖에서 보면 ‘공주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의 분위기는 그런 대단한 교단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와는 너무나 큰 편차가 있다. 우월감도 좋고 장자의식도 다 좋은데 제발 민폐나 끼치지 말라는 것이다. 세습금지법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지만 결의를 했으면 지키든가, 아니면 폐기하든가 더 이상 한국교회를 시끄럽게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마치 자기들이 한국교회 양심과 도덕의 표준인양 만들어 놓고 세상에 손가락질 받게 하는 온갖 비양심에 대해 이제 좀 부끄러워 할 줄 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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