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성회수요일)에 사순절이 시작되어 4월 21일에 부활주일을 맞게 됐다. 들뜨고 바쁜 연말에 분위기에서 맞게 되는 성탄절과는 달리, 부활절에는 기도와 묵상, 금식 등을 통해 사순의 기간에 신앙을 성찰하고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월간 <기독교사상 4월>이 부활의 달 4월 맞아 ‘특집-부활절, 부활신앙’을 마련해 부활절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글들을 모았다.

특집에 앞서 기독교사상(전 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의 제언)은 “기독교인으로서 부활의 의미를 깨닫고 부활신앙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부활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한국교화가 부활절 예배를 함께 드려야 한다는 명제가 우선순위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독교사상은 “연합예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심은 예배 규모와 형식, 순서 담당자 배분으로 옮겨가게 됐다”며 “순서담당자를 큰 교회 목사 중심으로 배분하여 예배 경비를 부담하게 하고, 그 교회의 교인을 동원하게 하며, 형식도 예배라기보다는 과시용 대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다보니 부활의 의미를 찾아 부활신앙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사상은 “부활절을 기해 한국교회가 낮은 수준에서나마 이웃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실ㅊ펀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라면서 “한국교회가 부활절을 맞이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장애인•노숙자•북한주민 돕기 등)을 위해 역량을 모으는 일을 연례행사로 확정하고 실천했다면 우리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교파 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만이라고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살아가기 위한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오늘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여 주 예수의 부활신앙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온누리에 정의와 평화가 넘치기를, 특히 남북 평화통일의 큰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사상 4월> ‘특집-부활절, 부활신앙’에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객원교수 김선용 박사의 성서적 측면에서 부활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글, 경민대학교 강사 송정연 박사의 한국교회에서 부활절 예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분석한 글, 전 서울장신대 총장 문성모 목사(강남제일교회)의 부활절에 필요한 음악에 관하여 논의한 글, 장로회신학대학교 정경은 교수의 문학 작품 중에서 특히 시에 나타난 부활 이야기의 변천사를 다룬 글(정경은) 등을 통해 매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이 뜻깊은 절기에 ‘오늘 우리에게 부활은 어떤 의미인가?’를 물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김선용 박사는 ‘신약성서가 말하는 부활’이란 제목으로 성서적 관점에서 부활을 조명했다.

먼저 김 박사는 성서에 나타난 부활기사를 역사가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언급하며 각 복음서와 바울서신들의 부활 기사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며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원인을 몇 가지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각기 다른 언급 중 뼈대가 되는 변치 않는 부분이 ‘빈 무덤과 여성 제자들의 목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부활에 대한 초기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반영하는 외경의 부활 기사들을 간략하게 짚으면서, 바울서신과 정경 복음서의 간략하고 듬성듬성한 부활 보도가 오히려 이 보도를 더 신뢰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정연 박사는 ‘한국교회에서의 부활절 예배’라는 제목으로 한국 기독교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20세기 초 감리교와 장로교의 부활절 예배 순서를 살펴봤다.

송 박사는 ‘전도’ 항목이 들어가 있다는 특이한 점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통의 주일예배 형식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말씀 중심의 예배가 그 당시부터 이어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박사는 한국교회만의 독특한 의례인 새벽예배가 부활절과 연관되면서,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라는 전통이 생겨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송 박사는 1947년 남산광장에서 시작된 제1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후 20년 동안 이어졌는데, 이것의 의미를 ∆교파를 초월한 기독교인의 참여 ∆비기독교인에 대한 부활 알림 ∆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 등 세 가지로 정리해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사료를 들었다.

음악(작곡)과 신학을 전공한 문성모 목사는 ‘부활절과 음악’이란 제목으로 부활절의 유래와 풍습에 관하여 짧게 언급한 다음 본격적으로 부활절의 음악에 관해 논했다.

문 목사는 헨델의 <메시아>를 통해 부활절 음악이 지녀야 할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문 목사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복음에 대해 아래로부터의 응답이 곧 부활절 음악이며, 이는 단순한 음악이 아닌 신앙고백이 되어야 하며, 흠 없는 제물을 드려야 하듯 음악을 하는 사람 자신이 올바르게 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적으로 교회의 부활절 음악을 나눔과 자선의 장으로 만들어가자고 권면했다.

끝으로 정경은 교수는 ‘한국 민중시에 나타난 부활 주체의 변화’란 제목으로 부활과 관련해 민주화운동 기간에 창작된 민중시 곧 저항시라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을 살폈다.

정 교수는 고정희의 <부활 그 이후>, 정호승의 <부활절>, 양성우의 <부활절 속가>, 문익환의 <부활절 아침에>, 도종환의 <다시 부활을 기다리며> 등의 여러 시를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그 시들이 어떤 상황을 노래하고 묘사하는지 현실의 저항적 상황과 함께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종합적으로 볼 때 이들 시에서 부활의 주체가 ‘그리스도-투사-나-세상’으로 변했으며, 저항의 주체 또한 ‘기독교인-학생-노동자-여성, 생태운동’ 등으로 확산되며 민중운동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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