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이 오는 5월 말까지는 연합기관과의 통합을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늦어도 5월말까지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이승희 목사, 박종철 목사, 김성복 목사)과의 통합을 순차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한기총은 제30-1차 실행위원회 및 제30-1차 임시총회를 2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고, 연합기관 대통합의 로드맵을 그렸다.

한기총이 내놓은 종로 5가에 위치한 연합기관과의 통합 구상은 먼저 한교연과 이달 안으로 사무실 통폐합 등 통합을 결정짓고, 이후 5월까지 한교총과 통합을 마쳐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합기관과의 통합의 중심은 바로 교단 교세별로 가-나-다군으로 나누어 순서대로 대표회장 선거를 치르는 7.7정관으로의 회귀에 있다.

이날 실행위와 임시총회에서는 이러한 맥락의 내용들이 주로 다뤄졌다. 종로 5가 연합기관 대통합의 첫발을 뗄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해선 △명칭부분에 있어서 영원히 ‘한기총’을 사용하기로 한다 △정관에 있어서 한교연이 제의한 4가지 부분을 제외하고 한기총 정관을 그대로 사용한다 등의 협의가 있었음을 총대들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7.7정관에 따라 가-나-다군으로 대표회장 선거를 시행하되 임원회에 일임키로 하고, 동시에 기존 교단장에만 국한됐던 대표회장 후보와 관련해서도 단체장까지 포함하자고 총대들의 의중을 물었다.

통합추진위원장 엄신형 목사는 “통합은 대원칙이다. 오늘 실행위와 임시총회까지 통합을 마무리 지으려고 계속해서 모여서 절충해 왔다. 7.7정관을 모토로 하고 이견이 있으면 조정을 하기로 했다. 통합이 안 될 이유가 없다. 오늘 통합총회가 됐으면 좋았는데, 저쪽에서 시간을 달라고 해서 오늘 이뤄지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모여서 결정토록 하겠다”고 경과를 보고했다.

▲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전과훈 대표회장.

이에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오늘 우리가 결의하려는 것은 통합에 관해서 우리가 우선권을 가질려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름은 영원히 한기총으로 하며, 대표회장 선발은 7.7정관 가-나-다군으로 하되 임원회에 일임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대표회장 선거에 있어서도 단체장도 추천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며, 유권해석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도 임원회에 일임하는 것”이라고 결의사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차피 정관은 통합총회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 다만 한기총이 통합에 앞장서간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한기총은 통합추진위원회와 정관개정위원회에 전권을 위임하고, 그 결과를 임원회에서 논의한 후 통합총회를 열어 연합기관 통합을 이뤄가기로 했다.

그러자 이용규 목사가 “한기총에서 통합에 대해 오래전에 결의해 놓은 것이 있다. 최선의 방법은 한기총에서 이탈해 나갔던 교단이나 단체가 복귀해서 돌아오는 것이며, 두 번째는 통합을 하려면 적어도 각 교단의 정보가 담긴 자료는 제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목사는 또 “통합추진위원회와 정관개정위원회에 전권을 준다고 했는데, 전권의 한계가 양 위원회가 결의해서 내놓으면 임원회에서 받아들이고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실행위와 임시총회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 확실히 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전 대표회장은 “통추위와 정관개정위에 전권을 넘겨 통합합의를 도출해 내고, 그 결과를 임원회에서 가결하면 통합총회로 바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 현장은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예장합동장신 총무 이광원 목사와 전광훈 목사와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한 때 현장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예장합동장신 총무 이광원 목사가 발언대에 오르려가다 제지당하면서다. 이광원 목사는 “법을 지키라”고 따져 물었고, 전 대표회장은 “행정정지 됐기에 나가라”, “발언권을 주지 않겠다”, “임원회에서 행정정지 할 수 있다” 등을 내뱉으며, 퇴장을 명했다. 한참을 실랑이 중 전 대표회장은 흠석위원들에게 불호령(?)을 내려 “역할을 똑바로 하라”고 외쳤으며, 결국 이 총무는 대강당 밖으로 퇴장 당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변승우 목사가 속한 예장 부흥총회와 애니선교회 가입과 전 대표회장이 속한 대신총회 복귀에 대한 안건도 다뤄졌다.

먼저 발언에 나선 전 대표회장은 적극적으로 변승우 목사 감싸기에 나섰다. 전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의 동의도 없고, 교단의 동의도 없이 자칭 개인이 이단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며, “더 이상 이들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법적 조치까지 취할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더 이상 돈을 목적으로 억울하게 이단으로 정죄되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속내다.

이견 없이 부흥총회의 가입이 허락되자 변승우 목사는 “오랜 누명을 벗겨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영혼구원과 선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들의 결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 아닌 앞으로 행보와 열매를 통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또 윤리위원회 보고도 다뤄졌다.

한기총은 윤리위 규정 제1장 총칙 제6조의 ‘제명, 행정보류, 자격정지, 시정명령이 있으며, 윤리위를 거치지 않은 사법부에 고소, 고발자는 즉시 제명을 임원회에 상정한다’로 되어 있으나, 현재까지 한기총의 회원끼리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고소고발한 건에 대해 1주일 유예를 둬서 고소건을 취하하지 않을 경우 제명을 상정키로 했다.

또한 CBS 방속국의 기독교 및 한기총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은 임원회에 보고해 1-2회 정도 항의 방문한 후 대응 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며, ‘참 나쁜 한기총’이란 기사를 통해 한기총을 공겨했다는 이유로 진용식 목사에 대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와 윤리위원회가 공조해 조사키로 했다.

이밖에도 도올 김용옥씨에 대해서도 이승만 대통령 폄훼 발언을 이유로 조사키로 결의했으며, 공산주의와 좌파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설치해 위원장에 김경직 목사를 세웠다. 더불어 최근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사단법인 평화나무에 대해서도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전 대표회장은 “네로 황제도 기독교를 이기지 못했다. 일본도 기독교를 못 이겼다. 이번 정권이 기독교와 충돌하겠다고 하는데, 어디 한번 해보자”고 으름장을 놓았다.

끝으로 이날 현장에서는 10일로 예정되어 있는 대표회장 선거관련 재판에 제출할 서명도 받았다. 서명의 내용은 ‘앞서 대표회장 선거가 선관위가 정한 올바른 규례와 규칙, 정관에 의해 진행됐고, 양측이 동의해서 선거를 진행했기에 총대들은 지난 총회의 과정이 정당하다’는 것으로, 재판에 다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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