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그리스도와 이웃과 더불어 흔쾌한 부활-3.1운동 100년, 함께 만드는 평화’란 제목의 부활절메시지를 통해, 올해 부활절이 지난 역사의 뿌리 깊은 모순들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유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새 역사의 마중물이 되길 바랐다.

교회협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삼라만상과 하나님의 창조세계 모두에게 더없이 유쾌한 사건”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의 진정한 의미는 고난당하는 삶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를 낮추시고 몸소 약해지심으로 이 땅에 오셨고, 스스로 가난해지심으로 십자가를 지셨다. 고난을 기꺼이 짊어지는 거룩한 수난자가 되심으로 죽임의 자리에서 부활을 소망하는 이들에게 참 소망이 되셨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생명을 억압하고 죽이는 권력의 어둠이 집어삼킬지라도 결코 죽임을 당하거나 꺼지지 않는 세상의 참 생명, 참 빛이 되셨다”며, 반면 한국교회를 향해선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으로 표출되는 시대의 많은 문제들은 ‘빈곤’, ‘불평등’, ‘차별’, ‘혐오’, ‘대립’, ‘인간성 상실’, ‘생태계 파괴’ 등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축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땅 위의 많은 교회들은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길을 걷지 못한 채 오히려 ‘교회’의 안위를 추구하며 살아왔다”고 성토했다.

교회협은 또 “100년 전 이 땅에 울려 퍼졌던 역사적 부활의 선언은 오늘 분단과 냉전의 삶의 자리에서 고통당하는 우리들을 새롭게 눈뜨게 한다”며, “제국주의의 폭압 속에서, ‘아,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다’는 그들의 평화의 외침은, 마침내 ‘남녀노소 없이 어둡고 답답한 옛 보금자리로부터 활발히 일어나 삼라만상과 더불어 흔쾌한 부활’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역사의 부활에 대한 그들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지난 100년, 우리 역사의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빛이 되었다”고 피력했다.

이에 교회협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발적 약함과 가난함의 자리로 나아가야 하며, 분단·냉전시대의 억압과 모순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내지 못한 채 주변화 된 사람들을 위해 성문 밖으로 나아가 복음과 함께 고난 받아야 한다”며, “여기에 오늘의 부활의 산 소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우리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길에서 나와 ‘모두’의 안녕을 위한 길 위에 서야 한다. 생명 죽임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을 멈춰 세우고, 치유와 화해에 이르는 정의와 평화의 복음을 나누어야 한다”며, “뜨거운 마음으로 ‘모두’의 광장으로 뛰어나와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를 외쳐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우리 민족 역사의 한복판에서 모두에게 ‘더불어 흔쾌한 부활’로 선포해야 한다”고 강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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