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심신하면 터져 나오는 것이 목회자의 여신도 또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사건이다. 얼마전 인천S장로교회 K부목사의 교회내 학생 20여명을 상대로 한 그루밍 성폭력사건은 한국교회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이번에는 안산의 60대 박모 목사가 시설에 머물던 요양보호사와 장애인을 상습 성폭행해, 피해자들이 지난 2월 고소장을 접수해 언론에 보도됐다.

미인가 장애인 시설에서 왜 목사의 탈을 쓴 인간이 시설에 수용된 요보호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자행하는 것일까(?) 이번 안산에서 일어난 목회자의 성폭력사건은 4월 장애인의 달에,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는데 안타깝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양의 탈을 쓴 성직자이다. 제보자인 허모 목사는 “박모 목사의 성폭력 사건이 계속 은폐돼 있으면, 그림자 뒤에서 더 나쁜 사건들이 이어질 것이 우려돼 제보 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목사는 피해여성들을 상담하는 과정서 박모 목사의 상습적 성폭력 사건을 알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요양보호사인 유모 씨는 시설 대표인 박모 목사가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함께 있던 모든 사람에게 술을 한 잔씩 따라 주었다는 것이다. 유씨는 글라스로 한잔 먹은 것까지 기억한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자신은 방에 뒹굴어져 있었고,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이상했다는 것이다.

입고 있던 옷은 이상하게 되어 있어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박모 목사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이모 여인도, “목사가 건네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모 여인은 발달장애 3급이다. 목사가 러시아 술을 머그잔으로 한 컵을 줘서 받아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신이 없어 누워 있는데 무엇인가 해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도 계속 했다”고 말했다.

박모 목사는 발달장애 3급인 이모 여인을 상대로 3년 동안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고소장에 적시돼 있다. 이모 여인은 박 목사로부터 “너는 내 말 들어야지 내 말 안 들으면 너는 큰일 난다. 믿어줄 사람 한 명도 없다는 말로 협박을 하면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캄캄해지면 집이 한 채이고 여기 죽여서 파묻으면 몰라요”고 자신이 의기에 처해 있던 당시를 되돌아 보았다.

이모 여인은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하기도 했지만, 끝없는 박모 목사의 위협에 시달려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박모 목사의 성폭행은 장애인에게까지 술을 마시게 하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반복해서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는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장애인에게 술을 먹이고, 반항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를 않았다는 것에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분명 박모 목사는 인간의 탈을 쓴 성직자이다. 한마디로 박 목사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왜 사람들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목사를 ‘성직자’라고 부르지 않고, ‘목사 새끼’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것은 하나님의 질서, 성서의 윤리에서 이탈해 수단과 방법, 때와 공간을 가리지 않고 개와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가리켜 머리에 손을 얹은(기름 부은) ‘거룩한 목사’라고 말한다.

박모 목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협의를 부인하며, 사실혼 관계, 자발적 성관계였다고 변명한다. 그리고 “무고로 막 고소 하겠다”고 으름장도 놓는다. 경찰은 박모 목사를 ‘상습 성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여성들은 무려 8년간 성 노예와 같은 생활을 했다. 하지만 경찰에 제대로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가해자인 목사의 협박과 폭행 때문이다. 또한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흉기로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망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박 목사는 도망가려던 유모 씨를 붙잡아 바닥에 내팽개친 뒤 발길질하는 등 수시로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박 목사는 시설에 머무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당장 갈 곳이 없다는 약점을 철저하게 악용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고소장을 냈지만, 여전히 박 목사의 폭력에 노출돼 있다. 4월 부활의 계절, 장애인의 달에 윤리적으로 타락해 가는 양의 탈을 쓴 성직자를 본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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