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통합총회 제7대 감독 신민규 목사 취임감사예배가 상암동교회에서 교단의 전직 감독과 목회자, 그리고 교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 이날 예배는 교단의 유명한 감독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지방회를 섬기며, 시골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의 자리였다. 이날 예배 순서를 지방회 중심으로 짜인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임하는 제6대 통합총회 감독 김영수 목사와 취임하는 제7대 감독 신민규 목사, 사회를 맡은 총회총무 이창환 목사를 제외하고, 기도를 비롯한 설교, 축도 등 모든 순서는 지방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이 담당했다. 축사와 격려사까지도 지방교회 목회자가 맡았다. 누가 보아도 깔끔하고, 참 아름다운 순서였다. 이 순서는 취임식에서 신민규 감독이 밝힌 지방분권시대를 예고하는 것과도 같았다.

신 감독은 “지방회가 교단의 발전을 크게 공헌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교단 발전의 중심에 지방회가 있는 만큼, 지방회 중심으로 모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시대를 열겠다는 새로운 정책을 제시했다. 그것은 개교회 및 지방회 사정을 지방회가 잘 아는 만큼, 지방회의 사업을 지방회가 맡아서 진행하는 것이 교단발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취임예배의 순서를 지방회장과 개교회 목회자들에게 맡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날 축도를 맡은 경기남지방회 만호교회 서정창 목사가 장애인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낮은 자를 높이 세우는 교단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예배순서였다는데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자리에는 마포구청장도, 유명정치인도 참석했지만, 신감독이 소개하는 것으로 끝마쳤다. 여기에다 교단을 이끌어 온 전직 감독들도 참석했지만, 순서에서는 제외되었다.

교단의 지도자들은 순서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서운한 마음도 가질 수 있지만,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신 감독의 취임을 축하해 주었다. 그렇다고 교단의 원로와 전직 감독을 예우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신 감독은 교단의 어른이며, 지도자인 전직 감독과 원로 목사들을 강단에 자리하게 하여 충분한 예우를 했다는 평가이다. 이날 취재하기 위해 상암동교회를 찾은 기자들도, 이름도 빛도 없이 지방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는 목회자 중심의 순서에 놀라며, “오늘 이취임예배의 순서는 한마디로 깔끔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모든 행사와 예배에서의 유명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짜인 순서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사실 한국교회 행사의 모든 순서는 돈의 액수에 의하여 결정되거나, 유명세로 순서를 담당했다. 순서에 들어가지 않으면, 참석도 하지 않았다. 인원동원을 위해서 대형교회 중심의 순서를 짜 왔던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관행을 한 번에 불식시켜버리는 자리였다. 동교단의 이취임감사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면서, 참석자들은 잠시나마 한국교회의 소망을 가져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작은 자들을 섬기려는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교단 목회자들과 신 감독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이취임예배였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이취임예배는 동교단 목회자의 순수성도 그대로 드러냈다. 동 교단의 이취임예배와 같이 한국교회의 모든 행사와 예배가 이름도 빛도 없이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는 목회자들을 위한 행사, 작은 자들을 높이는 예배를 통해 이들의 축제를 기대해 본다.

예수님은 높아지려면 스스로 낮아지라고 교훈하셨다. 동교단의 이날 이취임예배는 예수님의 교훈을 실천하는 행사였다는 점에 대해서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특히 장애인 목사의 축도는 신 감독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400여명의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장애인 목사를 축도 순서자로 세운 자체가 축도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처음 있는 낮은 자들의 순서였으며, 낮은 자들의 축제였다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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