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길 목사

봉사처럼 좋은 일은 없다. 봉사를 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말이다. 나의 마음을 열어 상대방을 받아드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은 돌로 만든 떡을 먹고 마음이 굳어져 버렸다. 이웃과 함께 살아갈 마음자세가 전혀 갖추어져 있지를 않다. 그래서 봉사하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런 세상을 꿈꾸며, 어느 대학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의 감동을 소개한다.

서울의 어느 대학교 학생식당에는 특별한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고 있다. 식당이 가장 바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몇몇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배식과 식권 판매, 식기 세척을 돕는다. 식권 판매와 배식은 시급 5,500원 식기 세척은 7천원이다. 그 노동의 대가는 돈이 아닌 식권이다. 3시간 식기 세척을 하면 3,000원짜리 식권 일곱 장을 받는다. 그런데 이 식권의 주인은 그들이 아니라 따로 있다.

한 끼 식사비도 부담되는 기초생활수급 가정 학생 250명이 그 대상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강의 시간이 비는 1시간씩 교우들에게 '밥'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아르바이트 이름도 '십시일반'(十匙一飯)에서 따온 '십시일밥'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십시일밥'은 이 학교 학생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커피 마시고 당구나 치며 보내는 공강시간(강의가 없는 시간)에 일을 해서 밥값을 벌어 형편이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십시일밥을 실행하기 위해 학교에 남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교내 곳곳에 동참할 사람을 찾는 포스터를 부쳤다. 이 포스터를 보고 일주일 만에 60여 명의 학생이 찾아 왔다고 한다. 그중에서 이번 학기 공강 시간이 배식 시간과 맞는 39명이 우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이다.

어느 학생은 "라면으로 하루 끼니를 모두 때우는 친구를 위해 일한다"고 했다. 이 학생들은 식당 봉사를 하고 받은 식권은 학교에 기부되고, 기초생활수급가정 학생들에게 익명으로 전달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 정말 이렇게 멋져도 되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푸르고 젊은 영웅들이 참 많다. 그런 청년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즐겁지만 무거운 고민을 해 보자. 이런 학생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소망이 있다.

이들에게는 꿈이 있다. 마음이 비단결과 같이 아름답다. 이 학생들을 보면서, 돌로 만든 떡을 먹지 말자고 교인들에게 설교한다. 마음을 열어 상대방을 받아드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자고 외쳐본다. 마귀는 에수님에게 돌로 떡을 만들면, 세상을 다 주겠다고 유혹했다. 예수님은 단호히 거절하셨다. 맘몬을 거절하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돌로 만든 떡을 먹고,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져 버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새세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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