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종문 목사

한민족에게 있어 6월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잔인한 달이다. 6월25일은 동족상잔의 첫 시발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날을 잊을 수 없고, 이 상처를 씻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봉사하자”고 노래를 부른다. 6.25한국전쟁 69주년을 맞은 한민족은 더 이상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를 멈출 수 없다. 특히 한국교회는 분단의 현장에 교회를 세우고, 이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헌데 오늘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일부 목회자와 교인들은 원리주의와 근본주의 신앙에 갇혀 남북한 간의 적대적인 관계를 조성하며, 힘에 의한 평화를 간구한다. 안병무 박사는 자신의 저서 <역사 앞에 민중과 더불어>에서, “민에 의한 민족통일! 이것만이 진정한 통일의 길이다. 우리는 민족통일운동을 전개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교로 하여금 통일운동의 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결단을 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과거나, 지금이나 평화적인 민족통일과 분단극복이, 교회와 상관없는 정치적인 일로 생각해 왔다. 그 이유는 선교의 개념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통일의 문제, 분단극복의 문제가 기독교와 무관한 누구인가가 하는 일이고, 통일 후에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많은 교회를 세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교회가 바로 역사의 한복판에서 밀려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한기총의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전모 목사같은 원리주의와 근본주의 신앙에 갇혀 정부를 흔들고 국민을 좌, 우로 가르며, 민족의 분열을 일삼고 있고,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수년간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북한동포돕기와 한민족 서로돕기 차원서, 남북한교회 교류, 한국대학생선교회의 북한에 젖염소보내기, 월드비전의 북한 국수공장 설립, 대한예수교장로회 열린총회의 북한 어린이돕기, 기독교대한감리회 서부연회의 북한동포 땔감지원 등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사업은 남북한의 경색된 정국으로 인해 모두 중단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조성된 개성공단도 폐쇄됐고, 금강산여행도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한 교류의 길은 갈수록 멀게만 느껴진다. 여기에다 북한정권의 핵실험 등은,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길을 험난하게 만들었고, 여기에 맞서 미국의 남한에 사드 배치는 이웃나라들과의 국제적인 문제를 야기했다. 이런 상황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에 훈풍을 불어오게 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의 길은 멀고 험하다. 최근 세계정세를 보면서, 남북한 민족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래서 안병무 박사는 ‘민에 의한 민족통일’을 강력히 주장한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탁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북한선교’와 ‘남한선교’를 떼어 놓고 말해서는 안 된다. 선교는 북한만도 아닌, 남한만도 아닌, 20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한민족선교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북한동포식량지원사업 등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 들려진다. 한국교회는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관념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신학과 신앙에서 벗어나, 예수님께서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서 성취한 나눔과 섬김, 그리고 사랑과 화해의 신앙과 신학을 실현해야 한다. 그리고 호화로운 성전의 하나님을, 한민족의 하나님, 우주의 하나님으로 고백해야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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