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진 성 목사

얼마전 우리교회(샬롬교회) 교인 24명과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많은 기대와 부푼 꿈을 가지고 성지 순례를 갔지만, 공항에 내려서부터 부푼 꿈과 기대는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우선 성지 순례를 인도하는 가이드가 도대체 기독교 순례자를 위한 가이드인지, 아니면 카톨릭 교회를 선전하는 가이드인지 분간이 가지를 않았다. 분명 가이드는 필자가 잘 아는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알고, 이스라엘 성지순례 가이드를 부탁했다.

특히 가이드의 안내를 받은 성지 대부분은 카톨릭화 되었다는 것이다. 구약시대와 예수님시대의 성지는 모두 카톨릭 교회들이 장악해, 순례자들로 하여금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분명 카톨릭과 개신교는 '재롬'이 성경 외 외경을 정경으로 인정하면서 분열되었고, 영원히 하나될 수 없다. 그 어디에서도 개신교 성지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이스라엘을 찾는 대부분의 순례자는 개신교인인데, 왜 여기에 맞춘 성지는 계발하지 못했는지 가슴 아파하며, 무의미하게 가이드를 따라 다녔다.

이스라엘을 찾는 개신교 순례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해서 아파하며, 순례의 길에 나선다. 그리고 예수님과 12제자의 발자취를 찾아 순례한다. 가는 곳마다 관리하는 사람들은 수녀와 수사들이었다. 한마디로 순례자들은 카톨릭의 신부와 수녀들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의미 없이 순례자의 길을 걷다가 무거운 발걸음을 돌린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슬퍼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순례자의 마음은 허전하다.

베드로의 집에 들렸을 때도 수사들만 와글거렸다. 여기가 개신교의 성지인지, 아니면 카톨릭교의 성지인지 분간이 가지를 않았다. 분명한 것은 베드로의 집은 카톨릭에 의해서 다시 조성되었고, 이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밖의 성지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개신교 순례객들을 위한 성지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이드와 카톨릭 성지 간에 커렉션이 없고서는, 가이드가 카톨릭 성지만 안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참담했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나, 대부분 한국인 가이드는 밥을 먹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이스라엘 선교사라고 말한다. 이들에게서 복음적인 것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대부분의 성지가 카톨릭화 되어버린 상황서, 간혹 무슬림의 성지도 들렸다. 이들 역시 예수님의 기념교회를 세워 놓고, 순례자들로부터 입장료를 받았다. 성지를 상술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교적인 성지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순례자들은 카톨릭에서 만들어 놓은 성지에 들어가 신부가 인도하는 미사에 참여하고, 헌금을 아낌없이 드린다. 그리고 귀국해서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순례를 하고 돌아왔다고 말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필자는 교인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하면서, 가이드를 위한 성지순례, 카톨릭이 조성해 놓은 성지순례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인 가이드, 한국인 선교사들은 순례자들이 예수님 십자가의 죽음을 아파하며, 환희와 기쁨, 부활신앙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는 성지순레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성지순레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이들에게 하나님나라를 선포할 수 있는 영적재충전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열 한 제자가 갈릴리에 가서 예수의 명하시던 산에 이르러/예수를 뵈옵고 경배하나 오히려 의심하는 자도 있더라/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장 16-20)고 말씀하셨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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