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피는 꽃이 아깝다
질 때가 보이기 때문이다

지는 꽃이 아깝지 않다
씨앗들이 여물기 때문이다.

오래 살고픈 건
잇댄 목숨까지 빼닮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는 꽃들의
밝은 날이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시집 『 바다가 행복입니다』에서
* 김종기 시인: 숭의여자고등학교 교장 역임. 크리스챤 시인상 등 다수 수상

▲ 정 재 영 장로
말은 기교에 따라 의미가 달리 해석되거나 강조된다. 시에서는 수사방법론을 동원한다. 시의 목적 중 하나인 감성적 울림인 감명(感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1연에서 역설적 진술을 동원하고 있다. 꽃이 필 때 일반적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시인은 반대로 아깝다고 말하고 있다. 꽃이 가지는 운명적 상황을 말하고 있다. 

 2연에서 꽃이 져야 열매가 생기는 순차적 현상을 통해 꽃의 목적은 열매임을 보여준다.  

 3연에서는 그런 진리가 단지 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꽃처럼 모든 생명은 결국 열매를 통해 존재 의미와 가치를 말해주려 함이다. 생명은 열매를 통해 그 존재 목적을 가진다. 

 마지막 연에서 첫 연과 달리 밝은 운명을 예견하면서 떨어지는 꽃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꽃이 태어나는 목적을 선명하게 말하고 있다. 즉 지는 꽃이 미래에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음을 비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의 언어가 비유라 한다면 인간도 꽃과 마찬가지라는 걸 말하고 있음을 시인의 경력을 통해 쉽게 짐작된다. 젊음이 꽃이라면 언젠가는 지기 마련이다. 인생의 결과물도 꽃의 열매와 같다는 것을 체험적 교육론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존재에 대한 의미는 항상 미래를 보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꽃을 통해 미래의 밝은 희망을 신뢰하게 해준다. 

 시는 진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언어예술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언제나 내용을 위해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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