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 강 목사

기독교와 세상의 일반 종교와 다름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것과 우상을 섬기는 차이이다. 기독교의 특징 중에 하나는 보이지 않는 신을 섬기는 것이며 세상의 일반종교들은 대개 눈에 보이는 우상을 신앙하며 섬긴다. 보이지 않는 신을 섬기는 기독교도들은 신자들 자신이 기독교도들이 믿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기에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주님의 몸을 이루었다고 믿는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세상 삶을 살아가는 곳곳에서 신의 성품을 드러내고 살아야 함이 기독교도들의 삶의 본질이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도들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었기 때문에 기독교도들의 삶의 모습이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곧 주님의 몸이다.

그리스도의 몸은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유기체인 거듭난 신자들의 모임을 교회라고 한다. 경상북도 하양에 유명 건축 설계자가 15평짜리 예배당 건물을 준공하여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다. 제목이 “ 대형 교회 보란 듯 승효상 시골에 15평 교회다운 교회 짓다.” 이다. 얼마 전 서울 종로 한복판에 백년이 넘은 교회가 수년에 걸쳐 막대한 건축자금을 드려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예배당을 건축 완공했다는 기사와는 대조적인 내용이다. 하양 무학로 교회를 건축한 건축가나 담임 목사는 교회에 대한 개념에 대해 신앙적인 소감을 드러내었다. 교회 공간의 본질인 성찰과 참회를 하는 곳이라고 했다. 건축가의 소감은 “ 설계를 의뢰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콘서트홀과 같은 부대시설을 강조하거나 신도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넣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한다며, 이는 교회답지 못할 뿐 아니라 교회기능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것이어서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회가 쇼핑센터나 회사 건물처럼 생기면 되겠느냐 하면서 교회는 누구나 들어와서 신께 기도하라고 만든 집이므로 그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했다.”(한국일보 인터넷 2019,4,30)

간만에 현대 교회의 예배당 건축에 대한 바른 소리를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를 이룬 지도자들의 생각 속에는 천편일률적으로 교회건물 하면 중대형 교회가 목표요 머릿속에는 목회 성공은 곧 중대형 교회 건축임을 생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늘날의 교회 속을 들여다보면 예배당의 배치가 초대 교회와는 동떨어진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우선 강단은 신전과 같이 평신도들의 좌석 보다 몇 단계 높게 배치했고, 목회자들의 의자는 왕의 좌석에 버금갈 정도다. 설교대는 고가 크리스탈로 제작하여 한껏 멋을 부리고 좀 더 재정이 넉넉한 곳은 벽에 중세시대와 같이 파이프 오르간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교인들의 좌석은 최대한 편안하게 예배를 드리며 설교를 경청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교회의 부속 시설 가운데 교인들의 편의를 위해 휫트니스 클럽, 카페, 수영장, 서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서 마치 교회가 아니라 현시대 백화점이 아닌가 하는 착각할 정도다.

과연 교회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신도들이 신을 섬기며 살아야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잘못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교회를 찾아 자성하며 성찰하며 잠시 세속의 때를 벗기 위해, 엄숙하고 성스러움을 회복하기 위한 거룩한 장소로 제공 되는 것이 교회 건물의 용도다. 현대 교회는 누구나 보아도 부를 과시하는 전시장과 같은 모습이다. 신자들이 모여서 신의 성품을 회복하기 위해 지어져야 할 교회건물이 세속화되어 기업의 사옥과 엇비슷하게 지어진 모습을 보면 어느 곳이 신성한 교회인지 어느 곳이 세상의 기업 건물인지 구별이 불가하다.

현대 교회는 건물 옥상에는 이곳이 교회임을 커다란 십자가를 붙인 점이다. 거기에다 붉은 네온으로 감싸 야간에도 십자가를 밝게 드러낸다. 그런데 실상 그 교회 속에서 신앙생활 하는 지도자들이나 신자들의 믿음과 신앙생활은 어떨까? 정말 매주일 예배를 통해 세속의 때를 벗고 신의 성품에 가까워지는지? 사실 교회에 십자가를 달지 않아도 교인들의 앉는 좌석이 좀 불편해도 진실로 교회의 공간은 인간의 때가 묻지 않고 인간의 세속의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그 예배당에서 나온 신자들이 생활 속에서 빛과 소금인지?

건물 잘 지어 놓고 신 구파 피터지게 싸움질만 하는 곳도 있고, 교회 잘 지어 놓고 무리하여 부도가 나서 경매에 넘어가는 건물들이 수두룩하다. 이제 신자들과 지도자들은 겉으로 화려한 교회건물 보다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신령한 교회를 지향함이 어떤가? 신자들이 세상에 나가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신령함과 거룩함을 드러내게 함이 더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부활 신앙은 예배 행사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도 각자 삶의 현장에서 거듭난 신앙인의 삶을 드러냄이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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