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성교회 부자세습 재심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오는 8월 5일로 미뤄진 가운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재심이 열린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앞에서 세습 반대의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부자세습 논란의 향방을 가늠할 예장 통합(총회장 림형석 목사) 재판국(국장 강흥구 목사)의 재심 판결이 또다시 미뤄졌다.

예장 통합 재판국은 지난 16일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에 관한 재심을 이어갔다. 재심이 열린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은 교계는 물론, 일반 언론매체에 이르기까지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교계 안팎의 지대한 관심이 무색할 만큼, 재심은 오후 늦은 시간까지 시간만 허비하고, 별다른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날 재심에선 부자세습에 대한 만장일치의 결과를 내려고 했는데, 국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명성교회 부자세습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결정은 재판이 예고되어 있는 오는 8월 5일로 연기됐다.

이에 재판국장 강흥구 목사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이 문제를 끝까지 논의했으나, 중간에 2명의 국원이 나가기도 해, 다음 달에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심 오양현 목사는 이 사건을 ‘신사참배 결의건’에 비유해 “심각성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성경과 헌법에 따르는 판결을 내리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모든 관심이 모아진 재심 판결이 미뤄짐에 따라, 하루 종일 오매불망 재심 결과에 귀를 기울였던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 세습반대 목소리를 외치던 단체의 반발도 거셌다. 이들은 재판국원들이 지나갈 때마다 ‘세습 철회’ 등을 외치며 가로막기도 했다.

특히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이날 오전 백주년기념관 앞에서 재판국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압박하기도 했으며, 논평을 통해서도 재판국이 재심 선고를 미룬 것에 “김삼환·김하나 부자가 명성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 않은가”라고 묻고, “결과가 명백함에도 거듭하여 연기하고, 스스로 판결 선고를 예정했음에도 번복하고 또 다시 미룬다는 것은 총회 재판국이 법의 수행자가 아닌 명성교회의 권력에 눈치를 보는 하수인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또한 “지난해처럼 총회에서 재판국이 불신임 받고 전원 교체되는 불명예를 반복하지 말라”면서, “세습이든 대물림이든 승계든지 간에, 한 가족이 대를 이어 교회를 사유화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라”고 촉구했다.

덧붙여 “교회세습의 상징적 사건인 ‘명성교회 불법세습 시도’를 끝까지 막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힘보다 정의, 돈보다 기도, 비겁한 침묵보다 용감한 행동이 승리한 이야기가 성경에는 가득하다”며, 끝끝내 막아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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