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양국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과거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서도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기독교와 시민사회 단체가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관련’ 연대를 표명하고, 일본 정부에 동아시아 평화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일 기독교 및 시민사회 단체들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류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 발표’에 따라 긴급하게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국화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즉각적인 수출규제 조치 철회와 함께 과거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국제위원장 서호석 목사, 정의평화위원장 최형묵 목사, 화해통일위원장 허원배 목사, 신승민 국장, 황보현 부장)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사장 윤길수 목사, 김영주 원장, 김상덕 상임연구원), 한국YMCA전국연맹(이사장 김흥수 목사, 김경민 사무총장, 김영수 국장), 한국YWCA연합회(한영수 회장, 배정미 국장, 정서연 간사) 등 한국교회 및 시민사회 단체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환경을 실현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정상선언문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 강제 징용노동자에 대한 배상책임 판결을 문제 삼는 아베 정권에 대해 경제적 보복을 통해 반평화적인 정치사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그동안 양국이 쌓아온 상생의 경제와 평화의 기초를 허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불법적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은 국제인권기준인 피해자 중심주의 접근원칙에 따라 당연한 조치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정당하지도, 양국 발전에도 긍정적이지 않기에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한일 양국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지배와 피지배의 부당한 관계를 끊기를 바랐다.

이에 “이번 조치가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평화와 공존, 보편적인 인류애의 실현을 지향하는 시민들의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자본과 권력이 새로운 경계선을 만드는 행위를 막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베 정권이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만들려는 시도와 한반도의 분단과 갈등을 정권 안보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이기에 당장 중단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무역 행위에 위배되며 동아시아 평화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출규제 강화 조치 철회 △과거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사죄하고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이용하거나 조장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고, 평화헌법을 수호해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 등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동시에,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한계를 넘어 역사를 올바로 세우고 동북아지역의 화해와 평화, 정의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총간사/총무 김성제 목사)도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입장’에 대해 연대를 표명했다.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는 먼저 동북아시아 각국, 특히 한국‧북한에 대한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 역사에 대한 죄를 고백하고, 진심 어린 사죄와 평화구축에 대한 노력에 최선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양국 신뢰관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정치, 민간, 종교자라고 하는 각종 분야에 있어 신뢰구축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하며, 특히 한일 그리스도인을 그 가교 역할을 감당하는 자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6월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자유, 공평, 차별 없는 투명서오가 예측 가능한 안정된 무역 및 투자환경을 실현하고, 우리들의 시장을 개방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성명문대로 바람직한 배려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한일관계 회복을 촉구했다.

덧붙여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란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계로 인도될 수 있도록 동북아시아 지역의 화해와 평화, 정의와 공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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