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미국 국경을 넘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엘살바도르 국적인 여자아이 발레리아(23개월)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에 대한 사진이 공개됐다. 세계민족은 또 미국의 반이민 정책에 경악하며 공분에 휩싸였다. 이 부녀의 주검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지중해를 건너다가 해변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돼 세계인을 경악케 한 아일란 쿠르디(5세) 사건과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세계민족은 경악하지만, 좀처럼 세상은 변화되지를 않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 기득권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가. 오늘 아침 텔레비전을 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잠시 명상에 잠겼다. 문제는 죽임당하는 민족의 사건 대부분이 기독교 국가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다는데 안타깝다. 회개의 기도를 드린다. 이 부녀는 수백키로를 걸어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다가 함께 익사했다. 아버지와 딸은 꼭 껴안은 채 발견됐다. 이 부녀의 참담한 모습은 언론의 사진을 통해 세계인에게 빠르게 전달됐고, 세계인은 쿠르디 사건에 이어 다시 경악했다. 이 사진은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의 사진 기자 훌리아 레두크가 찍어, 지난달 25일 AP통신에 공개됐다. 이 사진은 한 남성과 아기의 시신이 강가에서 머리를 땅에 묻고 나란히 엎드려 있었다.

아기는 아빠의 가슴까지 말려 올라간 검은 티셔츠에 함께 몸을 넣고, 한쪽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싸 안은 채였다. 이런 비극적인 주검은 이웃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한다는 기독교 국가의 반이민정책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다. 이부녀의 죽음 역시 이웃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다. 죽임을 당했다. 지난 4월 3일 엘살바도르를 떠난 이들 가족은 멕시코 남부 국경 타파출라의 이민자 보호소에서 2개월가량을 머물렀다. 그리고 23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도착했다.

이들은 미국 텍사스로 불법 입국하기 위해 강을 건너려다 죽임을 당했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버지인 라미레스는 당초 딸을 데리고 강물을 건너 미국 쪽 강둑에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건너편 강에 있는 아내 바네사를 데려오기 위해 다시 강물 속으로 들어가자 혼자 남겨진 발레리아가 놀라 아빠를 따라 강에 뛰어들었고, 이 모습에 놀란 라미레스가 헤엄쳐 딸에게 다가가 붙잡았지만, 급류에 휘말리면서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는 양국 간 국경 단속을 강화한 가운데 국경지대에서 이민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미 CNN과 NBC 방송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인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 젊은 여성과 유아, 영아 2명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이달고 카운티 경찰은 국경순찰대가 시신 4구를 발견했으며, 시신에 외상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강을 건너온 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들이 이 지역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4월에는 온두라스에서 올라와 미국으로 넘어가려던 어른 한 명과 아이 3명이 리오그란데강에서 익사했고, 지난 14일에도 인도 출신의 6살 소녀가 애리조나주 남부 사막 지역에서 숨졌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의 40% 이상이 리오그란데강 협곡에서 체포된다고 밝혔다. 험준한 지형인 이곳에 여름 폭염이 본격화되면, 사망사고가 더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세계는 이들의 생명을 보호 할 의무가 있다.

<유엔인권선언> 제1조는 “모든 사람이 날 때부터 자유롭고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은 하나님이 준 것임을 천하에 선포하고 있다. 누구도 이들의 자유로운 이주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반이민 정책을 철회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떠나는 이주민들의 생명을 지켜주어야 한다, 유엔인권선언은 이를 세계인이 공동으로 고백한 것이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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