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다윗이 사울의 칼을 피해 도피생활을 할 때이다. 마침 놉 성읍에 숨어들어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먹을 것을 구한다. 신전에는 제사 드리고 물린 진설병(陳設餠)밖에 없었다. 부정 타는 사람은 먹을 수 없는 빵이다. 그럼에도 아히멜렉은 다윗에게 진설병을 내준다. 다윗은 또 ‘급하게 나오느라 가지고 나오지 못해서 그러는데 창이나 칼이 있느냐’고 묻는다. 아히멜렉은 다윗이 목을 베어 죽인 골리앗의 칼이 있다며 내준다. 마침 사울의 밀정 도엑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다윗과 아히멜렉이 모반을 도모한 것으로 사울에게 고해바친다. (삼상 21-22:)

밀정의 보고를 받은 사울은 다윗을 잡기 위해 자객을 보낸다. 하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피신한 다윗을 잡지 못한 사울은 다윗에게 먹을 것과 칼을 준 아히멜렉과 제사장들을 불러들여 반역죄를 물어 그 자리에서 제사장 83명을 죽인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린 사울은 놉 성에 사는 주민들을 모두 죽이고 재산은 약탈한다. 사람이 분노에 사로잡히면 짐승만도 못한 일을 한다. 다윗은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답을 구했다. 그러나 사울은 정보원의 밀고만을 믿고 행동했다. 다윗은 하나님께로부터 정보를 얻은 대신, 사울은 사람에게서만 정보를 얻은 것이다. 사울의 밀정 도엑은 이스라엘의 원수 블레셋 사람이었다.

사도 바울은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리스도 송가를 남겼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36). 그리고 이어서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고 한다. 다윗이 사울의 칼을 피해 도망 다닐 때에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나님께 온 몸을 맡겼다.

“변화를 받다”(metamorpou)는 수동태이다. 어떤 자극을 받아야 변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다. 좋은 것으로 자극받으면 좋은 쪽으로 변하고, 좋지 못한 것으로 자극 받으면 좋지 않은 쪽으로 변화한다. 우리는 좋지 않은 자극을 너무나 많이 받고 산다.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그림, 춤, 음악, 영상, 난폭하고 어지러운 말 등의 자극들이 우리 가운데 넘쳐난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자극을 받아야 한다. 성경의 교훈과 구원의 복음에 자극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언제나 진솔하게 하나님께 정보를 구해야 한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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