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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 목사] 아래로부터의 기적
하태영 목사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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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4  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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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태 영 목사

열왕기하서 4장에는 하나님께서 엘리야의 제자인 엘리사를 통해 일으킨 네 가지 기적이 소개되어 있다. 각기 다른 상황에서 일어난 기적이긴 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경제적 빈곤과 노예생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죽음, 기근과 식중독, 죽음, 굶주림, 질병 등 고통의 자리에서 생명을 회복한 기적이다. 모두 하나님의 능력이 절망 가운데서 희망과 기쁨과 감사로 바꾸어 놓은 기적들이다.

당시 왕실 제사장이 주관하는 예배가 있었다. 이를테면 국가교회이다. 만일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일어나려면 왕실교회에서 일어나야 했다. 그런데 왕실교회가 아닌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 활동하는 엘리사와 그가 이끌고 있는 선지학교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열왕기하서의 기적 이야기들은 하나님께서는 왕실교회 곧 국가교회가 아닌 엘리사가 이끄는 무리를 참된 교회로 인정하신 것이기도 하다. 민심이 떠난 교회에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물질의 기적만이 기적은 아니다. 치병의 행위만이 기적은 아니다. 죽음에 종사하던 인간이 생명 살리는 일에 종사하는 인간으로 변하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은 없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사울이 변하여 오직 복음을 위해 죽기까지 자신의 생애를 바친 바울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날 세속 사회는 사람들에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력을 갖추라고 끊임없이 채근한다. 특별히 교육 현장에서는 만능인이 되라고 날마다 어린 학생들을 채근한다. 그러나 진짜 기적은 그가 습득한 기술이나 능력에 있지 않고 새사람 됨에 있다. 세계 최고의 두죄집단이 모인 미국의 월가 사람들이 욕망의 질주를 하다 파산하여 세계에 큰 고통을 안긴 게 엊그제이다. 지금 한국에는 부모들의 과욕으로 어린 자녀들이 지옥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세례 요한은 요단강에서 활동할 때, 그에게 나온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했다. ‘능력’이나 ‘효험’이 아닌 새사람이 되라는 호통이다. 죽음의 세력에 종사하지 말고, 생명의 사역에 종사하라는 요구이다. 제 목숨만을 위해 사는 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목숨도 귀한 줄 알라는 주문이다. 복음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의 권세에 매여 있지 않게 한다. 교회는 고통으로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림으로서 생명의 기적을 일으키도록 부름 받은 공동체이다. 아래로부터의 기적을 일으켜야 할 공동체가 교회이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 교회들이 생명의 기적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많이 가졌다는 것이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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