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신문
칼럼명시산책
이상호의 '뱀처럼'(평설 정재영 장로)
정재영 장로  |  webmaster@ck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04  13:05:4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뱀처럼

어떤 자동차 광고 장면에서
멀리 꾸불꾸불 돌아가는 산길을 본 그녀가
소스라쳐 놀란다

저거 뱀이 아니야?

우리가 가는 길
살아내야 할 길

부드럽게 돌고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직면하면 언제나 뱀처럼 꿈틀거리네

멀어지면 아름답고
가까우면 소름돋고

-시집 『너무 아픈 것은 나를 외면 한다』에서

* 이상호 : 교수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한국언어문학과) . 한양대 문화산업대학원 원장(역) 한양대 국제문학대학장(역).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시문학상 등

   
▲ 정 재 영 장로
광고 화면에 나오는 ‘꾸불꾸불 돌아가는 산길’이 마치 인생의 과정과 같다는 내용을 3연에서 결론적으로 말하고 있다. 사람이 사는 길(모습)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 모두 마치 뱀과 같다는 것이다.

여기서 뱀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 통상 뱀은 일차적으로 징그럽다는 이미지를 가진다(마지막 연 마지막 행). 그 말은 교활하고 속임이 뛰어나 악마적인 상징을 말한다. 동시에 긍정적인 면에서는 지혜로움의 상징성을 가진 사물(성경)로 사용되기도 한다. 의료계통에서는 치료의 상징으로 뱀의 형상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미지 원형을 가지고 있는 뱀이 이 작품 안에서는 어떤 의미의 은유인지는 애매하다.

그러나 마지막 연에서 해명의 단초를 유추할 수 있다. 원근법을 이용하여 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먼 거리에서는 아름다움의 모습으로, 가까운 거리에서는 소름을 돋게 하는 징그러움으로, 서로 상대성을 가진 대상으로 진술한다. 산다는 것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울 수 있지만 살아내는 현재라는 시제에서 보면 소름이 돋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4연에서 삶이란 자연스럽게 지나쳐 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정작 산다는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면(부드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이란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굽이굽이 돌아서 살아가는 것이다.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즉 인생은 목적지에 직선으로 도착할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삶이란 돌고 돌아가는 길과 같이 반복적이라는 것이다. 그 반복의 형태도 다양하여 4연 2행에서 말하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뱀처럼 살아가고 있다. 결국 과거의 행적도 현재의 삶을 보면 변화무상한 길이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정재영 장로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인물 

백석문화대 송기신 총장 취임식…대학교육 혁신 다짐

백석문화대 송기신 총장 취임식…대학교육 혁신 다짐
백석문화대학교는 제9대 송기신 총장(63)의 취임식을 지난 10일...
해설
최근인기기사
1
4개 종교 인권센터,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
2
“한국교회, 사실상 종전 상황 구축에 힘써야”
3
예장 통합재판국, 서울남노회장 외 2인 근신 및 파송정지 판결
4
[이주형 목사] 거짓된 탈을 벗기자
5
세기총, 볼리비아 대선 나선 정치현 박사 기도요청
6
예장 보수, 권오삼 총회장 재임…교단위상 제고 전력
7
예장 합동개혁, 104회 총회장에 정서영 목사 선출
8
[김명환 목사] 율법주의에서 탈피하라
9
[원종문 목사] 겸손한 삶이 주는 행복 ②
10
[김승자 목사] 성서의 법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는데 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기독교한국신문  |  등록번호: 서울, 아04238  |  등록일자: 2016년 11월 23일  |  제호: 기독교한국신문
발행인: 유달상  |  편집인: 유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달상
발행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순라길 54-1, 3층(인의동)  |  발행일자: 2012년 11월 5일
02)817-6002, 02)3675-6113 FAX 02)3675-6115
Copyright © 2011 기독교한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