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종교연합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99-100차 평화포럼을 갖고, 참된 평화와 자비, 사랑의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했다.

종교간 협력을 영구히 증진시키고, 종교로 인한 폭력을 종식시키며, 지구와 모든 생명체들을 위한 평화와 정의 및 치유의 문화를 조성하려는 세계종교연합의 목적과 헌장정신을 한국에 구현하려는 비영리민간단체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경조, URI-KOREA)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한국종교연합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제99-100차 평화포럼을 지난 26일 대한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종교와 생명-한국종교연합 20년’을 주제로 개최했다.

이우송 공동대표(사무총장)의 사회로 문을 연 포럼에선 먼저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리고, 박경조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박경조 상임대표는 “춘추전국시대처럼 혼란하고 무한 경쟁이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이 시대에 참된 평화와 자비와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며 여기에 모인 우리들은 이 시대를 거슬러 살아가는 사람들인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그런 꿈을 꾸며 그 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그것은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종교연합의 백 번째 평화포럼은 한국종교연합 20주년을 회고하고,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 시간 ‘평화로운 다종교세계를 만들어가는 한국종교연합’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박남수 상임고문(전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천도교 교령)은 한국의 8대 종단이 모두 참여하는 순수한 종교인 평신도의 연합 조직으로서 정체성을 더욱 발전시키고, 종교평화지수 제정사업 등을 통해 20년 성과를 한 단계 도약시켜 미래를 지향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탈종교화 시대와 세속종교의 시대를 맞아 21세기 시대정신에 걸맞게 비전과 목표,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협력적 리더십을 구축하고, 전국 모든 종단과 교인들이 신바람 나게 함께 참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한국종교연합의 종교연합, 종교평화 운동을 잘하는 일이 곧 나의 신앙을 돈독히 하는 일이요, 나아가서 선열들이 행한 위대한 역사를 미래를 향해 실천하는 운동”이라면서, “우리의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다 같이 공감하면서 우리 모두 다함께 한다면 우리가 가는 길은 언제나 감응이 함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종화 고문(전 공동대표)은 ‘한국종교연합 20년을 바라보며’란 강연을 통해 한국종교연합이 자발적인 ‘종교지도자들’ 내지는 ‘뜻있는 종교인들’의 모임인 이상 체제화 내지 제도권 조직화에 휩쓸릴 위험성을 스스로 제어하고, 항상 살아있는 운동의 결성체이길 바랐다. 그러면서 ‘살롬’이라는 삶의 보편적 가치관을 정부나 의회 및 각양 사회 구성체에 요구할 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구체적 삶의 현장과 접목시키는 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또 그동안 간헐적으로 진행해왔던 ‘청년종교문화캠프’를 앞으로 더 확장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샬롬을 누릴 내일의 주인공은 젊은 세대”라면서, “세계무대로 나아가 전하는 K-pop 방식도 있으나, 이 땅을 찾아온 세계 각곳의 젊은 세대가 샬롬의 Global K-pop을 만들게 하면 비용절감은 물론 영향력 확대에도 훨씬 크게 효력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동북아 평화공동체를 위해서도 박 목사는 “종교연합은 통일과 평화의 연합이 우리가 추구하는 샬롬의 구체적 모습임을 한국사회와 동북아 전체에 알리고 확산시키고 불필요한 적대적 이념갈등을 해소시킬 정신적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피력했다.

덧붙여 “동북아의 샬롬을 만들어가는 일에 있어서 우리 종교연합은 분명히 중국과 일본의 제국주의적 패권주의가 해악임을 분명히 선언함과 동시에 중국과 일본의 소수지만 진정한 샬롬 운동들과 연대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며, “동북아의 샬롬 ‘사기’가 아닌 샬롬 ‘유사’를 연대해 기획하고, 공동의 운동으로 펼쳐가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각 종단을 대표하는 종교 지도자들이 케이크 커팅식에 나섰다.

이에 앞서 김대선 상임공동대표가 좌장으로 나선 99차 포럼에서는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까지 거머쥔 대한민국의 현실을 종교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자살방지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 시간에는 이범수 교수(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와 양두서 교수(가천대 겸임교수, 안실연 자살예방센터장)가 △자살방지 및 예방을 위한 생명운동 △자살예방을 위한 노력 등을 주제로 기조발제하고, 주선원 선도사와 이상호 유교신문 대표이사가 토론에 나섰다.

이범수 교수는 불교의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활동을 살펴보고, 불교가 가진 고유의 방안들을 사회 통합적 대응 시각에 맞춰 좀 더 각론 차원의 방안으로 접근해 도출한 실제적으로 활용가능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자살 문제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다양하고 급격한 사회변란이 야기한 아노미성으로 봤다. 이 교수는 그러한 혼란이 오랜 동안 유지하고 의존해온 질서와 가치관을 뒤흔들어 놓았고, 가족주의 집단지향성이 강한 한국사회 구성원들에게 가한 충격과 균열은 IMF 금융위기와 연동한 자살률로 그 실체를 드러내 여전히 그 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IMF사태와 금융위기 사태 등으로 인한 혼란이 한국사회에 충격을 가하며 와해시키기 시작하던 시기에 급증한 자살률을 고려해 자살의 원인이 자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관점을 전환한 것은 다행”이라며, “사회가 일으킨 문제로 고통 받는 구성원들을 전체 사회가 구성원들을 보듬어주고 한 소속감을 회복시키는 사회통합적 방안은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러한 방안이 포괄적이고 수준별 구분과 연계가 가능하며, 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교육기관, 관련NGO단체, 기업 등이 합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일본의 전례와 같이 효과적 자살예방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정치계와 경제계와 더불어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축의 역할을 해온 종교계에도 자살률이 높게 튀어 오른 부분에 대해 많은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자살예방과 방지에 대한 사회통합적 방안으로 전환한 이 시점에 종교계는 연대하고 힘을 모아 과거와 같은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실제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양두석 교수는 2017년 12,463명이 자살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4.3명에 이르는 우리나라 자살현황에 대해서 소개하고, OECD 주요국가의 20년간 자살률 추이도 살펴봤다.

특히 양 교수는 1991년 교통사고 사망자수에 비해 4.3배 적었던 자살자수가 2017년에 들어 교통사고보다 3배나 증가된 역전현상을 설명하고, 자살률 감소를 위해 앞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민관협업체제 추진과 국회의 적극적 참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또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한국생명의전화, 생명존중시민회의 등 민간단체의 자살예방과 방지를 위한 노력에 대해 알리고, 국회자살예방포럼 결성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양 교수는 국회자살예방포럼 결성 목적으로 △자살예방 관련 법률 및 제도개선 입법 추진 △관련 단체들 간 정보공유, 유기적인 네트워크 및 협력관계 유지 △자살예방 연구 및 다양한 경제지원 등을 들었다. 덧붙여 창립 10주년이 되는 오는 2028년까지 자살률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편 한국종교연합은 1996년부터 세계종교연합의 설립추진 기구의 요청에 따라 세계기구 창립회의에 참석해 설립에 동참하고, 한국의 여러 종단 지도자들과 협의해 1999년 5월 15일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후 URI헌장조인과 관련규정에 따라 창립지부로 정식 승인됐고, 대한민국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등록해 2000년 7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등록증을 교부받아 전국 10개 지부를 창설해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공익 종교연합단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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