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교단장 및 단체장 40명이 한민족종교협의회 초청으로 일본여행을 다녀온 것과 관련, 이를 둘러싼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사진은 지난달 30일 한국기독교정체성회복운동본부 행사로 하림각에 모인 인사들)

통일교 시설서 경비일체 제공도

1980년대 후반 한국교회 일부 지도자들이 통일교가 초청하는 해외여행에 참여했다가 한국교회 안에서 문제가 됐던 일을 기억한다. 이런 일이 오늘 한국교회 안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민족종교협의회는 한국교회 목회자 40명을 대동하고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일본여행을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 목회자 대부분은 단순히 한일기독교지도자모임이라고 해서 이 행사에 참여했는데, 알고 보니 통일교 행사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한국기독교정체성회복운동본부는 하림각서 기독교청체성회복과 한민족정체성회복을 위한 모임에 개신교단장 및 단체장들을 초청해 갖고, 이 자리에서 일본여행 희망자를 모집했다. 문제는 이날 모임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황보 군 지구장과 한민족종교협의회 김주호 회장이 참석해 순서를 맡았다는 점이다. 결국 이날 모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챈 목회자들은 한민족종교협의회의 일본여행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40여명의 목회자들은 일본여행을 강행했다.

이날 행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회는 기독교발전협의회(이하 기발협) 사무총장 장관희 목사, 기도는 세계기독교총연합(이하 세기총) 이사장 김용진 목사, 특송은 예술총연합 대표회장 유명해 목사, 설교는 기발협 이사장 이종택 목사, 권면은 진리수도노회장 조성훈 목사, 인사는 세계가정연합 황보 군 지구장, 특별기도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한영측 전총회장 신상철 목사, 한민족주체성 김순림 총회장, 세계기독총연합 유한상 총회장, 여목회총연합 총재 손 덕 목사, 축도는 양창부 목사가 맡았다.

이어서 예장지도자협의회 이사장 진택중 목사의 사회와 기발협 대표회장 함명임 목사의 기도로 1강의는 이 선 목사(모대학실천신학대학원 원장) ‘기독교 정체성 회복 운동’, 2강의는 김주호 회장(세종협)이 ‘한민족주체성유대교한민족역사’, 3강의는 진택중 목사가 ‘세계 기독교 총연합 우리의 현실’에 대해 각각 강의하고, 마지막으로 일본여행 총괄국장인 오인철의 일본 도쿄기도모임 일정에 대해 설명이 있었다. 식사기도는 전석도 목사가 맡았다.

그러나 이날 모임과 일본여행이 통일교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모교단 진리수도노회(노회장=조성훈 목사)가 "일본여행 만류에도 강행을 했다"며, 동노회 소속 이종택 목사를 비롯해 진택중 목사, 김임순 목사, 함명임 목사를 제명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종택 목사는 “자신들이 먼저 탈퇴서를 제출하고, 일본여행을 강행했다. 조성훈 목사가 제명한 것은 문제가 있다. 제명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적 다툼도 불사 하겠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이종택 목사, 허인숙 목사, 김임순 목사, 함명임 목사, 이현진 목사, 이미경 목사 등은 예장 모교단 진리수도노회서의 제명에 앞서, 노회장에게 노회와 교단 탈퇴서를 냈다. 그리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 합동노회로 환원했다”고 밝혔다.

하림각 행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이날 강의를 맡은 이선 목사는 “차별금지법 행사에서 축사를 부탁해 참석했다. 참석하고 나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유명해 목사는 “대한애국당 기독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같이 가자고 해서 갔다”고 해명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목사는 “이날 행사가 단지 기도모임으로 알고 참여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일부 목사들이 세계종교협의회 초청 일본여행에 참여한 것은 논란의 불씨를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신상철 목사와 류한상 목사는 “이종택 목사가 점심식사 한번 먹자고 해서 하림각 행사에 참석했다. 또한 일본을 가기로 했다가 문제가 있어 일본여행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신 목사와 같이 일본여행에 문제를 뒤늦게 안 일부 목회자들은 일본여행을 취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종택 목사를 비롯해 진택중 목사, 김임순 목사, 함명임 목사, 손덕 목사, 이강익 목사, 박성기 목사 등 40명은 목회자와 교인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일본여행을 강행했다. 이들은 통일교 관련시설서 숙식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종택 목사는 “기독교 정체성 회복과 한민족 정체성 회복을 위해 논의하고 종교 간의 운동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 일본을 방문을 하게 되었다”면서, “이 행사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주최로 열린 것도 아니고, 한민족종교협의회 주최의 행사로 알고 일본에 갔다. 일본 통일교연수원에 가서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손덕 목사, 이강익 목사, 김재원 목사, 정영원 목사 등 4명은 이 행사가 통일교 행사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비행기표를 구입해서 돌아왔다. 이강익 목사는 “이종택 목사가 일본과 한국의 교회지도자 모임이라고 해서 참석했다. 일본 여행이 통일교와 관련 있다는 것을 일본에 가서야 알았다. 숙소인 일본 연수원에 문선명과 한학자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강의를 맡은 이들이, 이 두 사람의 사진 앞에 묵례를 하는 것을 보고, 이 행사가 통일교 관련 행사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중간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되돌아온 정영원 목사는 “이 행사를 주최한 사람들까지도 이 행사에 통일교가 연관 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하니 답답하다. 연수원에 들어가서 알았다면, 모두가 항의했어야 한다, 이 행사를 주최한 목사들은 분명 이 행사가 통일교와 관련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현장에서 통일교 관련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목사들이 강사의 말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일에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목사도 “이번 일본 통일교행사에 참여한 목사 모두는 종로에서 한가닥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예수님과 문선명을 구분하지 못하고 일본 통일교연수원이 천국이라고 말하는 목사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이 행사가 통일교 행사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와 다행이다”고 일본여행을 강행한 것에 대한 잘못을 회개했다. 손덕 목사도 “일본 통일교연수원에 도착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최측에 항의하고, 중간에 비행기표를 구입해 돌아왔다”고 자신의 입장을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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