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이 최근 북한에서 배를 타고 귀순한 선원 2명을 닷새 만에 북송 조치한 정부를 향해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난 행위”라며 강력 규탄했다.

한교연은 ‘탈북 선원의 비인도적 강제 북송을 강력히 규탄한다’란 성명을 11일 발표하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 폭거이며,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한 사실 규명과 함께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일부의 발표에 대한 불신의 이유로 △탈북 선원들은 자기들이 타고 온 어선이 NLL을 넘어올 때 여러 차례 우리 군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수를 무조건 남으로 돌려 탈북한 점 △왜 정부 당국이 이런 사실을 철저히 숨긴 채 신속하게 이들을 북한에 넘겨주었나 하는 점 등을 들었다.

한교연은 이에 “북한의 주장대로 정말 그들이 16명을 살해한 흉악범들이라면 북에 돌아갈 경우 사형당할 게 뻔한 데 자발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리가 없다”면서, “설령 조사 결과 그들이 흉악범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이며, 제 발로 우리 영토에 들어온 북한주민을 경찰특공대가 포박해 눈을 가린 채 북한 군인에게 인계한 행위가 정당했다고 어느 누가 인정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덧붙여 “이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중대한 위법 행위일 뿐 아니라, 스스로 사법주권을 포기한 비인도적 행위로 지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또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난민법이나 북한이탈주민보호법 등 그 어떤 관련 법률 조항에도 자발적 귀순자를 강제 추방해도 된다는 조항이 없다”며, “이것이 최근의 남북관계를 의식한 조치라고 한다면 이는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굴종, 저자세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더 큰 국민적 불신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제인권기구들로부터 한국의 인권 수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초래하게 될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3만여 탈북민들이 느낄 정서적 불안과 공포감에서 그치지 않고 자유와 인권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감행할 수많은 북한 동포들의 정신적 혼란과 부정적 인식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반인권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교연은 비인도적인 강제 북송행위가 재발되지 않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인권 신장국가로서의 국제사회 앞에 그 위상이 손상되지 않고, 나아가 남과 북이 상호 신뢰의 토대위에 평화를 지켜나가게 되기를 기대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