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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목사] ‘네 모녀’사건 인정 메마른 우리의 자화상
김승자 목사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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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5  10: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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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승 자 목사

최근 생활고로 세상을 등진 ‘성북 네 모녀’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가족도 없이 세상을 등진 ‘성북 네 모녀’를 위해 시민들이 나서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는데, 오늘 삭막한 세상에 작은 인정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성북구는 필자가 30년 전 교회를 개척한 곳이다. ‘성북 네 모녀’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목사인 필자는 네 모녀를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성북 네 모녀가 생활고로 세상을 등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행히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가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 시민분향소를 차리고, 이날 오후 성북 네 모녀를 위한 추모제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그래도 오늘 대한민국에 작은 인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추모위원회는 추모제에 앞서 기자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지금 있는 복지 제도로는 여러 국민을 구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찾아오는 복지가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찾아가는 복지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복지사각지대를 인정했다. 그리고 유의원은 “성북구 네 모녀의 비극적인 돌아가심에 대해 그래도 주민들이 힘을 합쳐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애도했다.

따라서 유의원은 “최근 기획재정상임위에서 예산적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재정 지출 제도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부총리에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정의당 박예휘 부대표도 “성북 네 모녀가 무연고자라 시에서 공영장례를 치른다고 하는데, 이런 사태를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온 우리 사회가 바로 연고자”라며 “먼저 발견됐어야 할 것은 시신이 아니라 그들이 겪었던 생활고”라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우리 사회는 왜 넋을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지 안타깝다”며 “빈곤은 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그 잘난 사람들은 꼭 사건이 일어나고 이렇게 지당하신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다. 안타깝다.

송민기 인디학교 대표도 “첫째, 셋째 딸은 주얼리 매장을 운영하다 온라인샵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둘째 딸은 최근까지 주얼리숍에서 근로자로 재직했으나 더 이상 일하지 못했다”며 “고인들이 국민기초생활수급, 긴급복지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하나 신청했더라도 부양 의무자 기준 등 관련 제도의 독소조항으로 적용 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고 오늘 우리사회의 장ㄹ못된 생활보장제도의 독소조항을 꼬집었다.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독소조항인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고 불안정한 영세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위험에 대응하는 복지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이다. 왜 이런 사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하늘 아래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이웃과 단절된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너와 나 그리고 그가 함께 사는 인정공동체가 파괴되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성서의 교훈인 가진 자와 덜 가진 자가 함께 사는 생활공동체가 붕괴된 결과가 빚어낸 참사이다. 목사인 필자는 아침 일찍 네 모녀를 위해 기도하며, 더 이상 이와같은 일이 이 땅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기를 간구했다.

햇빛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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