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세계 교회사에 유례가 없는 부흥과 성장을 이루어 왔다. 한국교회는 성경적인 교회 연합과 일치의 정신에 의거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로서 다양한 교단 중심의 교회로 발전해 오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일치와 연합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님이 명령하신 하나됨을 추구하는 교회연합운동조차도 세상의 온갖 추한 모습을 보여주며 변질되어 성도들로부터는 물론 불신자들 사회 속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교회연합과 일치 운동을 마치 모든 교단·교파와의 차이를 없애고 하나가 되는 운동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교회 연합과 일치를 혼합주의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일치와 연합운동은 각각의 교단과 교파의 특색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운동인 것이다.

한기총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3년 WCC 총회를 앞두고 극렬하게 반대운동을 펴고 있다. 심지어 예장 통합을 이단연루·친종교다원주의 교단·종교다원주의 옹호 교단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WCC는 적그리스도·사단·이단으로 규정하고, WCC를 지지하는 모든 세력은 친 WCC 옹호단체로 규정했다. 물론 한기총이 자체적으로 이런 규정을 했다고 한국교회 안에서 그것이 공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적그리스도, 사단, 이단으로 규정하는 행위가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주게 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보수 진보라는 건널 수 없는 강을 마주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우리가 사도신경을 같이 고백하는 교회라면 나와 좀 다르다고 모두 틀렸다고 해서야 되겠는가. 과거 민주화를 위해 수고한 분들이 교회부흥과 성장을 위해 애썼던 분들을 격려하고, 교회성장에 매진해 온 분들은 민주화 투쟁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킨 분들의 공로를 인정해준다면 교회 일치와 연합의 길은 훨씬 더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가 서로를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 각 교회가 정치 형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좋은 점은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각 신학교들이 교단의 교리 교육만을 강조하다보니 결국은 타인에 대해 배타적이고 전투적인 목회자를 양산해 내는 역할을 하게 된 측면이 있다. 이제 신학교들은 배타적인 신학이 아닌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는 신학을 가르쳐서 교파를 초월하여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들이 동역자임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진보·보수 교회들은 누구랄 것 없이 과거의 잣대로 상대를 단정 짓는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 정치적 이기주의에서 파생된 교파주의는 성도들이 아닌 교회지도자들이 책임져야 할 몫임을 뼈저리게 자성해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도 이루어져 하나님 나라를 실현시켜 나가는 일에 모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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