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여호수아는 자신의 공적이 큰 업적이 됨에도 자신의 공적에 대해 단 한 마디 언급도 없다. 여호수아는 오직 사명에 충실할 뿐 업적을 들어내는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그 일에 성공했다. 자신을 사용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신앙고백을 확고히 하면서 백성들도 그와 같은 신앙에 분명하게 서기를 바랄 뿐이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에서의 안식으로 인도하고, 예수님은 우리들로 하나님의 안식으로 인도하셨다. 안식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요 본질이다.

"만일 여호와를 섬기는 것이 너희에게 좋지 않게 보이거든 너희 조상들이 강 저쪽에서 섬기던 신들이든지 또는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신들이든지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하니"(수 24:15) 신앙은 선택이다.

여호수아 24장은 세겜에서 민족대표들이 모여 "세겜회의"로 알려진 회의를 하는데서 시작된다. 세겜회의 이후 고별설교를 한 후에 여호수아는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24장에서 여호수아는 조상들의 내력을 간결하게 소개한 후 역사의 고비마다 함께 하시므로 도우셨던 하나님의 손길을 소개한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조상들이 섬기든 신이든지, 애급의 신이든지, 가나안 백성들이 섬기는 토착 신이든지,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든지, 섬길 신을 선택하라고 강경하게 말하고, 여호수아는 자신의 선택을 확신 있게 선포한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어떤 종교, 어떤 신(神)을 섬기기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과 가족의 인생들이 결정된다.

지도자 여호수아의 장점 중의 장점은 자신이 믿는 믿음과 신념에 투철한 것이다. 여호수아는 흔들림 없는 믿음과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신념으로 자신이 맡은 사명을 수행했다. 믿음과 신념에 인생을 통째로 걸었다. 오늘도 그런 믿음의 지도자가 절실하다.

"그 날에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백성과 더불어 언약을 맺고 그들을 위하여 율례와 법도를 제정하였더라. 여호수아가 이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하고 큰 돌을 가져다가 거기 여호와의 성소 곁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에 세우고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보라 이 돌이 우리에게 증거가 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음이니라 그런즉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이 돌이 증거가 되리라 하고"(수 24:25~27)

아이코너그라피(Iconography)라는 정치학 용어가 있다. 어느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바라보고 나가야 할 공통의 목표 혹은 공통의 상징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에게는 태극기가 아이코너그라피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아이코너그라피는 십자가다. 어느 조직 어느 공동체든지 그 아이코너그라피를 통해 구성원들을 단결시키고, 공감대를 이루게 한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 대한 공통의 신앙을 품고, 그 신앙으로 대를 이어 뭉치도록 모든 백성들이 함께 고백하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고백을 돌에 새기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살겠노라는 그들의 다짐 또한 돌에 새겼다. 그리고는 모든 백성들에게 이 돌이 그 증거라고 선포한다. 모든 백성이 한 신앙, 한 목표로 단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고 지도자가 해야 할 최고의 목표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한 신념, 한 목표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이점에서 여호수아는 훌륭한 지도자다. 지금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국론의 분열이다. 국민이 극한 대립과 반목 그리고 불신으로 극단적으로 분열되었다.

분열과 반목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거짓된 지도자들이 기생한다. 여호수아는 퇴장에 앞서 세겜회의를 열어 백성들로 한 신앙, 한 목표로 뭉쳐 자신의 지도력이 끝난 후에도 백성들이 분열되지 않고, 하나가 되게 했다. 여호수아 지도력의 상징이 바로 큰 돌에 새겨진 하나님과의 약속으로 표현했다.
베드로전서 2장 4절은 그 돌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신다.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돌이신 그리스도께 나아가라"

여호수아가 큰 돌에 새긴 언약의 말씀으로 백성들을 단합케 했듯이 우리도 산돌이신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과 비전으로 마음이 하나가 되는 거룩한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이끄는 큰 지도자를 기대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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