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이 땅의 모든 성도들이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의 성탄을 기쁨으로 맞이하며, 주님의 약속의 말씀의 성취를 이 땅 가운데 이루어 나가는 하나님의 자녀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되기를 축복했다.

교회협은 성탄 메시지를 통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각본 없는 남북미 3자회동의 드라마가 펼쳐져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다시 순항하리라는 기대가 고조되기도 했었지만,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냉혹한 국제정치현실은 자주적 평화로 나아가려는 한반도의 발목을 굳게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단과 냉전, 전쟁과 국가폭력의 상처로 인한 분열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져 간다”며, “안으로는 산업재해로 인한 죽음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절대빈곤의 문제와 사회안전망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혐오와 배제, 차별의 문제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교회협은 또 “예수님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형성한 거짓 평화인 로마제국의 평화(Pax Romana) 시대에 이 땅에 오셨다”며, “이웃 민족을 희생시키고 폭력으로 쟁취한 소극적 평화체제 안에서 누리는 거짓된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지는 평화, 이 세상이 주지 못하는 참 평화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상은 여전히 힘으로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서 궁극적 평화의 새 비전을 보여주셨다”며, “비록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좌초된 것처럼 보이는 작금의 현실이지만, 우리는 주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평화체제가 한반도에 이루질 것을 믿고, ‘희년을 향한 대행진’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권했다.

덧붙여 교회협은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2020년을 하나님의 은총의 해, ‘희년(Jubilee)’으로 선포하고, 분단과 냉전의 ‘바빌론 포로기’가 끝났음을 세계만방에 선제적으로 선언하려 한다”며, “우리 함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치유되고 화해된 한반도,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고 만물의 생명이 풍성함을 누리는 평화공존의 한반도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믿음으로 선포하자”고 요청했다.

끝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주는(히11:1)’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구원의 때가 임했다는 자유와 해방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더욱 담대히 전하자”면서, “이 성탄의 계절에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생명의 성령께서 분단과 냉전으로 고통당하는 이 땅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때인 희년의 산 소망을 가득 부어주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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