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서영 목사.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아기예수 탄생의 기쁨이 온누리에 가득하다. 어둠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탄생의 날이다. 전 세계 곳곳에 전쟁과 기아 종식, 평화통일의 역사가 은혜의 강처럼 흘러넘치길 기대한다.

2019년은 국내외적으로 분열과 갈등의 아픔이 팽배한 한 해였다. 금방이라도 녹을듯했던 남과 북의 평화의 기운은 더욱 꽁꽁 얼어붙었고,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북미 관계는 다시 틀어졌다. 한일관계도 지소미아 논란까지 겹치며 사상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으며, 지구촌 곳곳에서 다툼의 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의 참화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가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은 평생을 전쟁의 아픈 기억 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전쟁의 화마는 시시각각 전 세계를 두려움의 끝으로 몰고 가고 있다. 국제적인 갈등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진영논리에 빠져 보수와 진보의 다툼은 끝을 보이지 않고 있고, 여전히 빈부의 격차, 남녀갈등, 세대차이, 노사갈등, 지역갈등 등 분열과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화합과 일치, 화해와 평화의 모습보다 분열과 갈등, 다툼, 전쟁 등 아픔과 고통의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예수님은 이 땅에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셔서 죄악으로 가득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희생하셨다. 예수님은 멸시받고 천대받는 자들의 친구이자, 병든 자들을 치료하는 위로자, 가난하고 굶주린 자들의 동반자로서 섬김의 본을 보이셨다.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었고, 평안을 허락했다. 이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가 걸었던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잠시 뒤로 미뤄놨던 과제들을 이제 시작할 때이다.

아기예수가 탄생한 이 복된 날 전 세계적으로 횡횡하고 있는 전쟁과 기아, 분열과 갈등이 사라지고, 평안과 화평만 가득하길 소망한다. 특히 남과 북의 갈등 뿐 아니라, 북미, 한일, 중미, 북일 등등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은혜로 전쟁의 화약고가 아닌, 화해와 평화의 상징국가가 되길 희망한다.

더욱이 진영논리에 빠져 국론이 크게 갈라져 있는 대한민국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내’가 아닌 ‘우리’를 앞세우고, 세속적인 물질주의가 팽배해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아 버리는 세태에서 벗어나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참된 국가, 살고 싶은 나라로 변하길 소원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지 않고, 이 땅에 소외된 이웃들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실천에 나서길 희망한다. 예수님은 죄인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무거운 죄의 짐을 대신 지시고 십자가의 길로 가셨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향락에 매몰되고, 오히려 가진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이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고, 추위와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돌보는 데 선봉에 서길 요청한다. 이웃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나만 위했던 과오를 뉘우치고, 이 땅에 소외된 이웃들의 아우성을 모른 척 했던 잘못을 회개하자.

성탄의 이 복된 날, 나부터 높아지기보다 낮아지고, 채우기보다 비우고,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기를 택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자. 그리고 아기예수의 탄생을 지구촌 곳곳에서 다 들을 수 있도록 목청껏 외치자. 다시 한 번 아기예수 탄생의 기쁜 날, 온 땅에 하늘의 평화가 충만하게 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본지 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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