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원영 교수는 은평구 모 사찰에서 “예수는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설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교 개운사 불상 복원을 위한 모금활동의 중심에 있었단 이유로 서울기독대학교(총장=이강평 목사)로부터 파면된 손원영 교수와 관련, 지난 10월 2심 재판부가 1심에 이어 손 교수에 대한 파면이 ‘징계 재량권을 일탈했다’는 판결을 내려,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심 재판부 이후 학교법인은 이에 대한 3심 상고를 포기하며,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재판부는 손 교수의 말과 행동이 서울기독대의 정서와 현저히 맞지 않는다는 부분을 인정했지만, 종교간의 평화라는 공익적 부분을 이유로 손 교수의 손을 들었다.

반면 학교측은 그리스도의 교회 정체성과, 신앙과 신학사상이 전혀 다른 손 교수의 서울기독교대학교 징계위원회의 파면은 당연한 것인데도, 2심 재판부의 결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다 3심 상고를 포기한 이사장의 처사에 대해서도 이해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 교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법원 판결을 근거로 학교로 복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학교측은 “손 교수의 복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법원의 판결과 관계없이 손 교수의 정서가 그리스도 교단 및 학교의 정체성과 전혀 부합되지 않으며, 특히 그가 여태껏 보여준 신앙과 신학사상은 결코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손 교수의 복직 시도에 학생, 직원, 교수진은 물론이고, 원우회와 교단까지 적극적인 반대를 표명하고 나선 상태여서, 치열한 다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 교수와 서울기독대간의 ‘복직’ 시비가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학생, 직원, 교수진은 물론이고, 원우회와 교단 목회자들이 각각 학교법인 환원학원에 탄원서 및 성명서를 보내, 손 교수 복직 절대 불가의 입장을 확실히 했다.

반대 탄원 및 성명서를 낸 곳은 그리스도교회협의회(회장 김생수 목사), 연합신학대학원 신학전문대학원 원우회, 일반대학원 신학과 교수 모임, 일반대학원 신학과, 서울기독대 대학원 목원회 등으로 그 문건만 10여개에 이른다.

학교법인에 손원영 교수의 파면요청을 한 그리스도교회협의회는 “손 교수는 그리스도교회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그리스도의 교회 신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사고로 이단 안산홍증인과 동일시하게 폄하해 그리스의교회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학부 수업시간에는 그리스도의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며 수업참가 학생의 제재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 협의회 한 목사는 “손 교수는 이사회에서 정식절차대로 임용이 부결됐는데, 이를 재판으로 이겨 다시 복직되어 서울기독대학 강단에 서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본 협의회는 매우 우려스럽게 여기고 있다”면서, “손 목사가 다시 복직되면 그리스도교회협의회 속한 서울기독대학교는 혼란에 빠지는 것은 물론, 교단 신학과 정체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서울기독대 신학전문대학원 연합신학대학원 원우회에서도 “손원영씨의 사상은 서울기독대학교의 건학이념에 배치되며, 손원영씨의 복직은 학교 신학과 학문에 심각한 오염을 초래한다”면서 “손원영씨의 기독사학을 무력화 시키고 잘못된 신학사상을 심으려는 의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교 교수 모임은 “현직 목사가 사찰의 대웅전 법회에서 행한 설교로는 처음일 뿐 아니라 그 내용조차 예수님이 결국 보살이라는 내용으로 이는 학교설립이념인 ‘환원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이사회는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지닌 손 교수의 복직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손 교수는 2심 승소 직후, 한 불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종교 간의 화합과 대화를 강조했다. 손 교수는 “지금 한국사회가 종교적인 갈등이 보이지 않게 없지 않아 있는데. 제 사건을 통해서 종교 간에 서로 화합하고 대화하고 또 서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좋은 벗이 되면 참 좋겠다”고 전했다.

‘복직’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서울기독대와 손 교수 간의 다툼에 다시 교계의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서울기독대 교수와 학생들이 과거 손 교수가 불교 사찰에서 한 특정 설교를 문제 삼아 그의 복직을 반대하고 나서며 해당 설교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손 교수는 1년 전인 2018년 12월 9일 서울 갈현동 모 사찰에서 열린 성탄 축하법회에서 직접 설교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손 교수는 예수를 불교의 보살로 비유했다. 손 교수는 '예수는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라는 주제로 “예수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훌륭한 보살이다”고 설교하면서, 다시 손 교수가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당시 이를 보도한 불교 매체들에서는 “예수님은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었다고 힘주어 설교한 목사가 있어 화제다”며 큰 관심을 표했다. 한 인터넷 공간에는 손 목사의 설교 내용 전문을 그대로 올라오기도 했다.

손 교수가 말하는 육바라밀은 “보살도의 대표적인 수행법”으로 보시바라밀, 지계바라밀, 인욕바라밀, 정진바라밀, 선정바라밀, 반야바라밀 등으로 나뉜다. 이를 놓고 손 교수는 “예수께서는 정말로 위대한 육바라밀 수행을 철저히 완수해 모든 보살의 모범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손 교수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그래서 모두 열반의 세계에 이르도록 우리 모두 보살행을 실천하면 좋겠다. 특히 육바라밀을 잘 실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육바라밀을 실천키 얼마나 힘든가?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살되신 아기 예수를 선물로 이 땅에 보내셨다. 육바라밀을 잘 실천하면 이 땅에 있는 모든 중생들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어느 날 홀연히 모든 고통에 해방되고 모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를 보도한 불교 매체에 따르면, 해당 법회는 사찰에서 매년 개최하는 종교간 화합행사의 일환이다. 법회의 순서 역시 기독교와 불교의 예배 순서가 번갈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매체는 당시 법회에 대해 “삼귀의, 찬불가, 경전독송, 청법가, 설교, 축사, 축가의 순서로 이어진 이날 행사는 OO선원 선원장 OO스님과 8명의 스님, 손원영 목사와 교회 성도들 OO선원 100여명이 봉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전 구절을 낭송하는 것에 있어서도, “경전독송이라는 이름으로 '대길상경'의 한 구절을 합송하고,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요 요새며 구원자다.’라는 성경 '사무엘(하)의 한 구절을 읽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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