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군산교회가 마련한 ‘사랑의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이 평소 자신들이 갖고 싶었던 상품들을 고르고 있다.

남군산교회(담임 이신사 목사)의 ‘사랑의 장보기’ 행사가 8회째 계속되고 있다.

아기예수가 탄생한 성탄절을 맞아 남군산교회는 지난 17일 연말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더 허전하고 외로운 보육원 아이들에게 원하는 선물을 직접 골라 살 수 있는 ‘사랑의 장보기’ 행사를 열었다.

2012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고 있는 ‘사랑의 장보기’ 행사는 올해에도 삼성애육원을 비롯해, 군산일맥원, 구세군 후생원 등 보육원 3곳, 그룹 홈 9곳, 영아원 1곳 등 군산시내 보육시설 13곳의 아이들 197명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됐다.

남군산교회 사회봉사연구사역위원회(위원장 김용하 집사)가 주관하는 ‘사랑의 장보기’ 행사는 각자 5만 원 상품권을 주고 마음대로 고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동안 평범한 쇼핑조차 부러웠던 보육원 아이들은 대형버스를 타고 한 대형마트에 도착하자마자, 저마다 신이나 카트를 끌고 마트 구석구석을 누볐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장난감 코너였으나, 선생님의 만류로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한창 멋에 관심이 많은 중•고등학생들은 이 옷, 저 옷을 만져보고 입어보며 저마다 취향대로 옷을 골랐다.

초창기에는 교사들이 부족한 생필품을 살 것을 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해 맡기고 있다. 아이들도 무턱대고 고르지 않는다. 스스로 무엇을 살지 미리 계획하고,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선택한다. 해마다 ‘사랑의 장보기’ 행사를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변화된 것이다.

▲ 남군산교회는 8년째 ‘사랑의 장보기’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삼성애육원 최규란 원장은 “예전에는 제대로 고르지도 못했다. 주로 먹을 것을 많이 사거나, 선생님이 사라고 하는 것을 골랐다. 이제는 미리 계획하고 계산도 하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가능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의집 시설장도 “사실 보육원에서는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면서, “대한민국에서 보육원 아이들에게 이렇게 스스로 고르고 계산하게 하는 데는 군산밖에 없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번 ‘사랑의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도 “목사님, 산타할아버지처럼 매년 성탄절 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해요”며, “올해도 잊을 수 없는 성탄절이 될 것 같아요. 사랑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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