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용화 목사.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인해 패닉에 빠져있다. 발원지인 중국 본토는 물론,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각 나라별로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2003년 지구촌을 공포에 몰았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29일 기준)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5천974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32명이나 된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에 있다. 발원지인 우한에서 초동제압에 실패한 것은 물론,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까지 겹쳐 그 확산은 들불처럼 번졌다. 뒤늦게나마 중국 정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까지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악마’라고 칭하며 반드시 승리할 것을 다짐할 정도니 하루라도 빨리 제압되길 소망한다.

문제는 사스나 메르스 때도 겪었던 것처럼, 작금의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포비아에 빠진 듯 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신도 모르게 재채기를 하면 날선 눈총을 받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 모두를 잠식해 가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신뢰’를 강조하며 믿고 맡기라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3번째, 4번째 확진자가 아무런 제약도 없이 이미 수 십 명이 넘는 사람들과 접촉을 했다는 소식은 공포를 배가 시켰다. 오죽하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르스 사태 때 대형병원이 오히려 슈퍼 전파의 매개체가 됐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을 통해서 알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미리 겁(?) 먹고 피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몇 유럽 나라에서는 우리 교민들이 중국인으로 오인당해 인종차별적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니 그 심각성은 더 크다.

이러한 일들이 물론 선제적 예방차원에서 당연한 처사이지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두려워하거나 공포심만 가지고는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없다. 우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기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자신은 물론 이웃까지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며, 제대로 손 씻기 운동을 철저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방역정책을 믿고 따르며, 언론 보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될 수 있으면 광화문 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정부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의심증상자들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매체도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인 제목의 천편일률적인 뉴스를 뽑아내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보가 담긴 보도를 해야 한다. 특히 무분별한 거짓뉴스를 양산해 내는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이 때다 싶어 각종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행위는 결코 해서는 안된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난국을 해쳐나가야 한다.

한국교회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이 나라와 민족, 나아가 세계 민족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게 되도록 하나님께 울부짖고, 이미 감염된 환자나 가족들을 위로해야 한다. 2020년 새해 전 세계를 집어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시라도 빨리 사라지길 소망하며, 더 이상 안타까운 생명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본지 논설위원•나사렛 증경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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