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 마스크 보내기 사업을 전개하기로 결의하는 한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우선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현재의 상황을 인류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다 함께 극복하자는 결의를 선언한 것으로, “우리 모두를 질병으로부터 지켜주시며, 병증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힘입어 함께 대재난을 극복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신체의 질병뿐 아니라, 우리 안에 감춰진 마음의 병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이에 “감염증의 두려움에 빠져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간과한 채, 병의 원인과 전파 과정을 두고 외국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계와 차별, 타인을 향한 배타적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중국인 여행객과 한국 내 중국 교민에 대한 혐중 정서가 확산되고, 유럽에서는 아시아계 사람에게 따가운 시선과 적대감을 표출하는 ‘혐아시아’ 감정이 번지고 있다”고 탄식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는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감을 악용하여 방역용품의 사재기와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악질적인 ‘전염병의 경제학’이 퍼져 나가고 있다”며, “인류 대재난을 정략적 이해관계로 판단하며 이용하는 정치권의 언행과 일부 언론의 과잉된 편향성은 불필요한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계했다.

교회협은 또 대재난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우리 모두가 상호의존적인 생명의 안전망을 구성하는 마디라는 깊은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다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덧붙여 국적, 인종, 종교, 이념을 떠나 가장 위급한 이에게 가장 먼저 구호를 실천하는 인류공동체의 기본원칙을 되새기며, 혐오와 차별이 아닌 상호 연대와 인류애의 정신으로 대재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회협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하늘과 땅 등 중국에서 외국인이 들어오는 모든 통로를 전면 봉쇄한 북한에 대해서도 “국제적 대북제재로 인해 관광 외에는 외화 수익의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찾는 관광객의 대다수가 중국인인 것을 감안할 때,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리라 생각한다”며,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정부와 종교시민사회는 개별관광과 인도적 지원 등 남북의 자주적 평화공조의 다양한 길들을 모색하고 준비하며 과감하게 평화의 계기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류공동체는 이번에도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따라 창조질서를 깨뜨리는 인간의 탐욕을 회개하고 함께 연대해 역경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 한 걸음 더 진보할 것”이라면서, “지금 병마와 싸우며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공직자, 자원봉사자들, 우한에 고립되어 있다가 국내로 돌아온 교민들을 따듯이 환대하는 아산과 진천의 시민들 등 모든 이들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하며, 이 같은 공동선을 추구하는 착한 마음들 속에서 우리 모두를 구원하고 새롭게 할 하나님의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믿는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교회 집회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방역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어떤 질병과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고 서로를 보듬고 보살피는 따듯한 마음을 확산시켜 나가는 일에 앞장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우리 속에 깃든 공포와 혐오, 차별과 갈등에 함몰되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그렇게 대해주셨듯이, 두려움에 떨며 아파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좋은 이웃,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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