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누구나 그리스도인이 된 뒤에 느끼는 무거운 짐이 있다. 그것은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기독교적인 사회관, 국가관, 교회관, 인생관을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 여기에 대해 다니엘은 우리에게 빛을 비추는 신앙의 선배임이 분명하다.

다니엘은 현실적인 사람이다. 다니엘이 처한 사회여건은 하나님도, 교회도 없는 사회요, 온 천지가 죄악으로 가득한 이방국가였는데도 그는 그 사회 속에서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90세가 넘도록 살았고, 국가가 두 번이나 바뀌고, 4번의 정권이 바뀌는 혼란 속에서도 가장 유능하고 지혜로운 정치인으로 살았다.

사회는 하나님이 주신 하나의 제도다. 하나님은 사회 속에서 당신의 자녀들을 만나시고, 그의 뜻을 이루어 나가신다. 비록 그 사회가 많은 문제들과 헤아릴 수 없는 죄악들이 가득하고, 많은 비극이 홍수처럼 스쳐가도 우리는 그 안에 있어야 한다. 기독교는 세상을 피하는 염세주의나 도피주의가 아니다. 모든 문제와 범죄와 비극을 같이 안고 다니엘처럼 현실 속에서 선도해야 하며 살고, 누려야 한다.

다니엘은 바벨론의 1차 침공 때 포로로 잡혀가 바벨론과 바사 두 왕국에서 네 명의 통치자 아래 약 70여 년 간 공직자로, 또는 선지자로 사역했던 [다니엘서]의 주인공으로 구약의 4대 예언자 중 마지막 인물로 살았다. 선지자 다니엘은 암울한 시기에 유다 백성이 믿음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며 장차 누리게 될 영화로운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갖게 하려고 힘쓴 선각자이다.

다니엘은 적극적인 생활인을 넘어 정치 현장에 뛰어 들어 시대를 이끌었다. 그는 죽지 못해 그 사회에서 연명한 사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구현하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구체적으로 들어냈다.

성경은 그 다니엘을 충성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우리들은 다니엘과 같이 모든 분야에 들어가 주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 소금은 골고루 뿌려져야 그 음식에서 제 맛을 낸다.

그리스도인이 교회 일이나 상대적으로 죄를 많이 짓지 않는 교육계와 같은 특수 분야에만 몰린다면 그것은 소금을 한 곳에 붓는 것과 같지 않을까. 하나님은 소금이 이 세상에 골고루 뿌려지기를 원하신다. 각 분야에 뛰어들어 다니엘처럼 정직하고 유능한 하나님의 일꾼이 되기를 바라신다.

다니엘은 참된 신앙인이다. 다니엘은 바벨론에 입국하자마자 자기는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요, 바벨론에게 패한 선민(?) 유다백성인 것을 밝힌다. 또 왕의 꿈을 해석하든지, 국가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는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고 자기의 신앙정체성을 확실히 한다. 하나님의 사람인 것이 밝혀지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거나 계획한 일이 수포로 돌아가거나 심각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 때라도 자신의 신앙정체성을 감추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다.

불행하게도 직장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 것을 밝히지 못하는 기독신앙인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기에 오늘 한국기독교가 이 사회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

구석구석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으로, 참 신앙인으로 빛과 소금과 누룩의 사명을 바로 감당하여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구원하기를 원하신다.

다니엘은 자기신분에 대한 도전이 왔을 때 피하지 않는다. 다니엘은 자기가 충성해야 할 때를 알았고, 도전을 받아서 생명을 내놓아야 할 때를 분별한 사람이다.

오늘 그리스도인의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도전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많은 도전 앞에 참 신앙인으로서 대처하지 못할 때 무력한 종교인이 되고, 맛을 잃은 소금이 될 것이다. 도전이 올 때 우리는 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우리가 세상에서 살면서 로마서 12장12절의 말씀처럼 이 세대에 동화되기를 거부하는 이상 도전은 피할 수 없다.

진정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 수 있었던 다니엘의 비결은 기도의 골방이다. 하루에 세 번씩 기도했다는 표현은 그가 많은 기도를 드리는 기도의 사람이란 것과 함께 주님의 뜻과 섭리를 구하며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니엘은 기도를 아는 사람으로 그에게 기도는 비밀 무기이며, 마르지 아니하는 은밀한 샘물이었다. 다니엘은 자기 앞에 파놓은 어떤 함정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고, 어떤 도전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기도로 얻었다.

다니엘은 바벨론 땅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 받으시도록 하는 놀라운 하나님의 사람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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