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1운동이 10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와 관련 단체의 기념행사와 학계의 논의가 다양하게 펼쳐졌다. 그 가운데 1919년 3월 1일에 발생한 이 사건은 지금껏 ‘운동’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를 ‘혁명’으로 바꾸어 지칭해야 한다는 주장이 큰 이슈가 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3월호에서는 ‘특집- 3·1운동인가, 3·1혁명인가’를 마련했다.

이번 특집에는 독립기념관 관장 이준식 박사와 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백종국 박사가 ∆민주혁명으로서의 3·1운동 ∆3·1운동은 혁명이었는가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으며, 독립운동 준비 단계에 참여하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주요 인물로 활약한 현순 목사가 자필로 기록한 ‘현순자사(玄楯自史)’ 중 16장 ‘3·1운동과 나의 사명(三一運動과 我의 使命)’을 우리말로 옮겨 쓴 역사적 자료를 준비했다.

먼저 이준식 박사는 3·1운동의 주된 성격을 살펴보고 이를 ‘혁명’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3·1운동에 담겨진 성격을 규명하여 이를 ‘혁명’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3월 1일의 만세운동이 원인이 되고 임시정부 수립이 그 결과로 나타났다는 인식보다는, 1910년대 초부터 해외 독립운동 진영에서 등장한 임시정부 수립 움직임이 독립선언과 만세시위를 계기로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각종 문헌자료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또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진영에서도 3·1운동을 혁명으로 인식하고 더 나아가 ‘대혁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며, 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이 제장한 임시헌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예증했다.

이 박사는 “이 운동은 독립운동의 성격은 물론이거니와 군주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민주적 질서를 기치로 삼은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족적 혁명운동으로 보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백종국 박사는 정치학적 측면에서 명칭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관점을 서술했다.
백 박사는 정치학적 관점에서 ‘혁명’이라는 개념의 역사성과 이것에 비추어 3·1운동을 조명하면서 ‘민족’을 비롯한 여러 사회학적 개념들이 외국에서 수입된 용어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또한 근대적 민족국가의 성립은 ‘베스트팔렌 조약’과 ‘민족자결주의 선언’이 그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백 박사는 “‘혁명’이라는 용어는 역사적으로 왕조 교체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으나, 근대에 이르러 ‘revolution’이라는 수입된 용어에 대한 번역어로 사용되었다”면서, “새롭게 토착화된 이 개념은 서구의 사회과학을 수입하면서 범람하게 된 유사 개념들, 예컨대 쿠데타(coup d’etat), 폭동(暴動, revolt), 반란(反亂, rebellion), 봉기(蜂起, uprising), 사회운동(社會運動, social movement) 등과 차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백 박사는 “사무엘 헌팅턴의 분류에 따라 ‘폭력적 수단의 사용 여부’와 ‘사회구조적 변화 여부’를 기준으로 이러한 용어들을 구분할 수 있으며, 그 운동이 성공했느냐의 여부는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면서, “결론적으로 3·1운동은 혁명적 성격이 강하지만, 그래서 용어의 교체를 시도해볼 수 있지만, 이를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책은 ‘현순자사(玄楯自史)’ 중 16장 ‘3·1운동과 나의 사명(三一運動과 我의 使命)’의 자료를 통해 우리 민족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 사건을 목회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3·1절 기념주일 설교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현순(玄楯) 목사는 3·1운동 계획 단계에 참여했고, 상해 임시정부에서는 외무차장, 내무부차장 등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다.

현순 목사가 자필로 남긴 ‘현순자사’는 오늘날 독립운동 관련 연구자들에 의해 종종 인용되곤 한다. 국한문 혼용의 옛 어투의 글이기 때문에 오늘날 현대인들이 이를 읽어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를 해소하고자, ‘현순자사’ 중 16장의 내용을 교회사학자 김흥수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고, 글속에는 상해를 비롯한 중국 여러 곳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정부 각료인 현순 목사의 일들이 간략하게 여행기처럼 기록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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