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으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마지막 죽음을 놓고 번민할 즈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길이 나타났다.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길이었다. 세상에 대한 소망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마지막 죽음을 선택하니 비로소 보이는 길이 있었다. 이 길이 ‘생명의 길’이었다”

수원빛으로교회 담임 정인숙 목사가 병과 치료, 하나님과의 관계, 죽음과의 준비 그리고 싸움을 사실적 측면에서 기록한 『일어나 걷게 하소서』를 쓰게 된 이유이자 목적이다.

정 목사는 단 한 줄의 글쓰기조차 허용되지 않는 통증, 온 몸을 쇠사슬로 칭칭 감아서 자물쇠를 채워놓은 것처럼 꼼짝달싹 할 수 없던 상태에서 죽음 말고 선택할 있는 다른 길이 없었던 마지막 순간 주님의 선택길에서 만난 ‘생명의 길’인 예수그리스도를 윤색하지 않고 진솔하고 담백하게 간증하고 있다.

정 목사는 『일어나 걷게 하소서』를 통해 자신의 운명의 족쇄에 묶여 절망과 고통과 두려움과 처절한 고독 속에서 떨고 있는 사랑하는 내 이웃들이, 두려워서 떨었던 그것조차도 사라져버릴 허상이고 물거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 마음은 오롯이 『일어나 걷게 하소서』 한 장 한 장에 묻어난다.

정 목사는 “나는 10년 가까지 바깥출입을 못하고 방안에서 살았다. 20대에 류머티스관절염에 걸려서 근육이 오그라들고 모든 관절들이 망가지고 굳어버리는 바람에 나무처럼 한자리에서 자고 먹고 싸면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병을 고쳐야한다는 열망이 뜨거웠지만 병세가 약화되면서 치료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역시 치료에 대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서도 치료할 길이 없었다. 나는 TV, 라디오, 일간지들을 방에서 추방시켜버렸다”고 탄식했다.

▲ 정인숙 목사.

정 목사는 그것이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나마 붙잡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의학적으로 아무것도 기대하지 못하는 불치병환자가 버텨내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 셈이었다. 철저하게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완전히 고립시켰고, 이것은 세상치료의 대열에서 낙오된 자신이 숨어서 살아가기에 가장 편안한 환경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작은 방에 갇혀서 빛바랜 벽지꽃무늬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도 못하고 살아도, 마음은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면서 바깥세상을 갈망했다.

정 목사는 “하루에도 수 천 번씩 마음대로 활보하는 꿈과 망상에 시달렸다. 그리고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불치병에 대한 두려움이 심장을 옥죄었다”면서, “이런 공포감을 글로라도 표현하고 싶었으나 단 한 줄의 글쓰기조차 허용되지 않는 통증은 온 몸을 쇠사슬로 칭칭 감아서 자물쇠를 채워놓은 것처럼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순간 정 목사는 갈망해야 할 유일한 곳이 치료의 희망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죽음이 갈망해야할 희망이었고,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다. 세상에서 죽음 말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전혀 없었다.

정 목사가 마지막 죽음을 놓고 번민할 즈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길이 나타났다. 세상에 대한 소망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마지막 죽음을 선택하니 비로소 보이는 길이었다. 이 길이 ‘생명의 길’이었다.

정 목사는 “‘생명의 길’ 예수 그리스도를 내게 알게 아신 이를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생들이 꿈꾸는 어떤 것도 허무한 실체라는 것을 알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야할 존재의미를 알았다”면서, “나를 드러내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통해 하셨던 은혜와 사랑을 글쓰기를 통해 사실화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나처럼 자신의 운명의 족쇄에 묶여 절망과 고통과, 두려움과 처절한 고독 속에서 떨고 있는 사랑하는 내 이웃들에게 나의 존재이유인 예수 그리스도가 마음속에 담기길 바란다”면서, “세상 사람들이 꿈꾸는 그 어떤 것도 허무한 실체라는 것을 알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책을 통해 체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여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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