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이며, 정각회 임원인 이은재 의원이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으면서, 기독교정당의 정체성과 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 의원과 동명 2인인 이은재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4월15일까지 예수님의 힘도 필요하고, 부처님의 힘도 필요하다”고 외친 말이 실감난다. 부처님의 힘이 필요해서 불자인 이 의원을 영입한 기독자유통일당은 원내정당이 됐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이를 위해 이 의원을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1번에 공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기독자유통일당’은 ‘종교자유통일당’이라고 당명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누가 보아도 이것은 아닌 것 같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이 의원이 성은감리교회 집사이기 때문에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했다고 공천이유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불교방송은 3월 23일 방송에서 “이 의원은 불자 의원들의 모임인 정각회 소속으로 불교계와 활발한 소통을 해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면서, “이 의원의 행보에 주목 된다”고 보도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의 말대로 이 의원이 기독교인이라면, 공천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 불교방송의 보도와 기독자유통일당 공천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이 의원은 다종교주의자가 되는 셈이다.

기독교 신앙으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불교방송이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이 의원은 불교신자이다. 그렇다면 기독자유통일당이 밝히고 있는 정당정책 1과 2, 3에 크게 배치된다. 기독자유통일당 정당정책1 <신앙자유 수호>는 △자유박탈법(차별금지법) 제정 저지 △동성애 법제화 반대/군형법 제52조의 6항 유지 △종교사학의 자율성 보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기독자유통일당은 16년 동안 투쟁해 왔다.

정당정책2 <생명가치 존중>은 ‘생명을 지키는 낙태법(형법)으로 개정’, ‘임산부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특별법(생명보호법) 제정’, ‘생명존중 성교육 시행’을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불교신자인 이 의원이 정당정책4 <복음통일•자유평화통일> 중 ‘복음통일’에 공감하고, 이를 내놓고 말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타종교에서는 ‘복음통일’을 이해 할 수 없다.

정강정책4는 ‘한국교회와 함께 북녘 땅을 회복 할 복음통일 준비, 탈북민 인권보호 및 통일인재 육성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불교신자인 이 의원을 당의 상징과도 같은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에 공천한 것은 기독정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뿌리 채 흔드는 결과를 가져다가 주었다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독정당을 사랑하고, 기독정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자랑하던 보수적인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은재 목사의 말대로 부처님의 힘이 필요해서 이 의원을 무리해서라도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에 공천한 것은 아니냐는 의문을 기독정당을 사랑하는 교인 모두가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공천에 대해 일각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구속돼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비례대표 26명의 공천을 마무리 했다. 26번 예비후보로 공천을 받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문원순 목사는, 모멸감을 느껴 공천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18번에 공천된 사무총장 홍호수 목사도 공천을 반납했다. 목사가 없는 기독정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기독자유통일당 자력으로는 원내 진출이 어려운 모양새다. 그래서 부처님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 불교신도인 이 의원을 비례대표 1번에 공천한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일본 아베정부의 경제 보복에 맞서 싸우는 국민의 정서와는 달리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아베에게 사죄를 한 엄마방송 상임대표인 주옥순 권사도 비례대표 5번에 공천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해서 활동한 일이 전무후무했던 윤재성 목사(기침총회 대전본지방회 증경회장)를 10번에 공천했다. 그동안 동성애 문제를 비롯해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적극 앞장서왔던 홍호수 사무총장이 18번, 문원순 목사가 26번(예비)는 후순으로 밀렸다.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같은 공천 사실이 언론을 통해 한국교회에 알려지면서, 기독자유통일당을 사랑하던 당원과 교인, 그리고 목회자들의 대거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추후 기독자유통일당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기독자유통일당에 깊숙이 개입했던 일부 목회자들은 전광훈 목사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면서, 기독자유통일당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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