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신문
칼럼명시산책
신현림(1961∼)의 '포옹이 주는 위로'[평설 문현미 시인]
문현미 시인  |  webmaster@ck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4.07  10:47: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포옹이 주는 위로

우리는 꼭 껴안았다
껴안을 땐 서로 부드러운 스펀지가 되어
서로의 염려와 슬픔을 빨아들인다
우리가 껴안는다는 건
나는 네 안에 있어
언제 어디서든 외로워하지 말라는 뜻

​기쁨은 함께 나눌 때 배가 되니
같이만 있어도
행복이란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누군가 혼자 있을 때
말해 보는 것
"이리로 와 함께 얘기해요"

​사람은 그저 누군가가
옆에 있기만 해도 살아갈 수 있다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 문 현 미 시인
어쩐지 포옹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서양 영화에서 포옹하는 장면을 자주 보곤 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그리 낯선 것도 아니다. 간간히 젊은 연인들이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코로나19로 떠들썩한 때는 만나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더욱이 포옹은 일상에서 먼 단어가 되었다. 일명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든 동료든 누구라도 지금은 만나지 않는 게 좋다. 그래서 사람이 유독 더 그립다.

이 시는 “포옹이 주는 위로”라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시의 첫 행 “우리는 꼭 껴안았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표현으로 인해 낯선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포옹을 하면 “서로 부드러운 스펀지”가 되어서 “서로의 염려와 슬픔을 빨아들인다”고 할 만큼 그 힘에 대하여 강조한다. 시의 화자는 “우리가 껴안는다”는 것은 내가 “네 안에 있으니/언제 어디서든 외로워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살면서 얼마나 포옹을 해 보았는지 생각해 보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만큼 포옹은 선뜻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 연에서 시의 화자는 “같이만 있어도/행복이란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를 만큼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행복이란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신선한 감각적 표현을 통해 함께 있거나 포옹을 하면 바로 행복이 밀려올 것 같다. 또한 그 기분으로 하늘까지 닿을 듯하니 말이다. “사람은 그저 누군가가/옆에 있기만 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지금은 서로 포옹하기 어려운 시기이지만 따뜻한 위로의 말과 글로 포옹할 수가 있다. 그리운 이들에게 당장 연락을 하고 싶다. 말로 포옹하는 그때에도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니. 좋은 시가 우울한 마음에 기쁨의 꽃을 활짝 피운다.

백석대 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문현미 시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포토뉴스
인물 

“하나님의 질서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일”

“하나님의 질서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일”
“오늘 세계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로 인해 정치적,...
해설
최근인기기사
1
교단의 개혁과 변화 위한 발전방안 논의
2
[강동규 목사] 네 이웃을 사랑하라
3
[정서영 목사] 추캉스(?)가 웬말인가
4
감사로 험한 세상을 헤쳐나간 가슴 찡한 이야기
5
심프슨 박사, 『성령, 위로부터 오는 능력』 출간
6
[이현재 전도사] 코로나19 극복위한 기도
7
“성장이 예배이고, 예배가 행복이다”
8
선교사, 소유욕 벗어나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나야
9
담임 목사 청빙, 성경적인 원칙과 지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해야
10
‘밥상머리 대화’, 아이 사고력과 자립심 기르는 공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기독교한국신문  |  등록번호: 서울, 아04238  |  등록일자: 2016년 11월 23일  |  제호: 기독교한국신문
발행인: 유달상  |  편집인: 유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달상
발행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순라길 54-1, 3층(인의동)  |  발행일자: 2012년 11월 5일
02)817-6002, 02)3675-6113 FAX 02)3675-6115
Copyright © 2011 기독교한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