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육순종 목사)는 부활절을 맞아 ‘깨어나라, 무덤 속에 잠자는 자여!’란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하고, 엎드려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성과 성찰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장 총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서 만물의 영장임을 과시하던 인간은 한없이 무력해졌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야할 교회는 오히려 세상의 불안감을 확산하는 진원지가 됐다”며, “부활의 승리를 선포해야 할 때이지만, 교회는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긴박한 위기의 때”라고 선포했다.

특히 기장 총회는 회개를 강조했다. 이에 “교회에 대한 세상의 질타와 불신은 밖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고 키운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일상 속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기적의 손길에 둔감해 감사하지 못했고, ‘그분 안에 뿌리를 내리고’(골2:6,7) 사는 대신 ‘맘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삶을 드리는 영적 예배 대신 의식적인 예배로 만족했고, ‘서로 사랑’의 새 계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았으며, 자연과의 공존과 공생이 상생의 길임을 외면했다”며, “혐오와 배척과 독선의 언어들로 가득했던 부정한 입술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정직한 성찰을 대신했고, 침체와 절망의 바이러스를 양산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욕망 가득한 이기적인 삶을 돌이켜야 한다. 우리의 삶이 말씀에 뿌리 내리고, 예수의 삶에 뿌리내려, 근본적인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의 부활은 바로 그곳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기장 총회는 또 생태적 감수성을 길러내길 요청했다. 기장 총회는 “우리의 문명은 ‘인간 중심’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이해하고, 다른 생명들을 수단화하는 가운데 세워져왔다. 자연과 생명의 유기적 관계를 파괴하며 세워져왔다. 그 결과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 것이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라면서, “인간의 탐욕으로 생태계는 완전히 질서를 잃고, 자기 터에서 살아가야 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들이 인간과 접촉되어 재앙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멈추어 선 이 시간, 우리가 스스로 돌이키지 않고 계속 무절제와 탐욕의 길을 달려간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또 다른 비극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생태적 감수성을 길러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부활의 능력으로 회복시켜 나가길 요청했다.

기장 총회는 특히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우리는 개 교회 중심주의에 빠져,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에게 손 내미는 일에 무기력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모이는 예배를 가정예배로 전환하면서 어려운 교회들은 더 어려워졌다. 그들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알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부활의 소식을 전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주변의 작은 교회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주시길 바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한 가족이요, 한 지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 안에 새로운 부활의 역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바랐다.

무엇보다 ‘코로나 19’ 이후 교회의 모습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길 제안했다.

기장 총회는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문명사적 전환이 진행될 것이며, 지금까지 교회가 해오던 방식과 문화, 시스템은 그 의미를 잃을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시대에 교회의 위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변화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제도나 규칙으로 통제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발적 헌신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부활생명을 이어가는 신앙공동체를 세워가는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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