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죄와 죄의 세력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려고 구주께서 십자가의 은총으로 해방(解放)하여 자유를 주셨으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고 성경은 말씀하는데 위장된 선(善)으로 포장된 악마의 속삭임에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다면 그는 이미 자유인이 아니다.

잃어버린 것은 찾을 수 있고, 빼앗긴 것은 회복할 수 있지만, 포기한 것은 되찾을 수 없다. 설마와 안일함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다. 틀린 것을 알면서도 틀리다고 말하지 못하고, 주장하지 못한다.

인간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를 천부로부터 받아가지고 태어났다.

선택은 고통이 따르는 행동이다. 선택하는 자유의지 때문에 우리는 책임 있고, 책임지는 고단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삶의 복잡함은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희로애락의 결과다.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공화국의 시민(市民)이 된 우리의 의식 속에 아직도 봉건사회의 잔재인 백성(百姓)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백성과 시민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자유를 말해선 안 된다. 시민은 사회와 관련한 교양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 즉 자신이 나라의 주권자임을 자각하고 주권자로서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세계 3대 시민혁명으로 1689년 영국의회가 제정한 권리장전을 승인하고, 유혈사태 없이 정권교체를 이룬 명예혁명과 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의 시민혁명(French Revolution),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은 1776년 7월 4일 온 세계를 향해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과 싸운 독립전쟁을 흔히 '미국의 혁명'이라고 한다. 모두 주권쟁취를 위한 시민혁명이다.

백성(百姓)은 오직 왕을 섬기며 피지배자에게 복종할 대상으로서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백성(百姓)을 풀면 ‘백(百) 가지 성(姓)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대중을 의미하는듯하나 지배 계층인 양반에 구별되는 피지배 계층을 가리킨다. 백성은 지배를 받을 뿐 나라 즉 국가 운영에는 참여할 수 없는 피지배층의 양민을 의미한다.

자유는 백성이 시민이 되면서 쟁취한 권리다. 봉건시대에 왕이나 귀족 등 지배세력의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고 직업과 거주지를 선택하는 자유와 참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 그렇게 쟁취한 권리가 유럽에서 국교(國敎)를 통해 훼손되자, 이에 항의하는 프로테스탄트(항의하는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유럽대륙을 떠나 당시의 신대륙(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다. 이후 보스턴 차사건(Boston Tea Party. 1773.12.16.)이 도화선이 된 독립전쟁을 통해 미국에 공화정이 수립돼 명실상부한 자유 민주국가 미국이 탄생했다.

미국 남북 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였던 게티즈버그(Gettysburg)의 육군묘지에서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이 행한 연설에서 ‘하나님의 가호 아래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유명한 연설을 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말은 성경을 모국어로 번역하면 화형에 처해지던 시대를 산 영국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1320년경~1384. 영국의 기독교 신학자. 종교개혁가)가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고 쓴 서문 중 ‘This bible is for the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이란 문장을 인용한 연설이다.

주어(主語)인 하나님 말씀을 숨기고, 자신의 능력으로 나라를 통치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어지럽다. 하나님의 자리를 탐하는 그들의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진정한 자유는 도덕성 없이 누릴 수 없고, 도덕성은 신앙의 토대 없이 세워질 수 없다”는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Charles Henn Maurice Clérel de Tocqueville. 1805~1859. 프. 정치사회 사상가)의 말을 접어두더라도, 하나님을 모르는 도덕성은 ‘소견대로’ 표출하는 인간의 야만일 뿐이다.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미국 3대 대통령. 1743.4.13 ~ 1826.7.4)은 “종교와 정치에는 엄격한 벽이 있다”며 종교의 자유를 정치로부터 보호하고자 헌법을 제정했다. 이렇게 제정된 정교(政敎)분리원칙을 많은 한국교회와 정치지도자들이 잘못 해석하고 있다. 야성을 잃어버린 성도는 이미 프로테스탄트가 아니다. 전체주의자들의 정교분리 프레임에 길들여진 노예일 뿐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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